김건희 '2월초 등판' 초읽기…사과문 발표 후 '독자 행보' 예상

金, 설 연휴 전후 사과문 발표 준비…野, 배우자팀 신설 검토

정치권 거리 두며 '외곽지원' 유력…'실언 리스크'는 고민거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정계 등판'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김씨는 설 연휴를 전후로 '7시간 통화 녹취록' 논란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대외 활동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6일 야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김씨의 공개 행보를 전제로 구체적인 로드맵을 논의 중이다. 이번 주중에 김씨의 명의로 된 사과 입장문을 발표하고, 늦어도 2월 초순에는 대외 활동을 시작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김씨의 사과 입장문은 설 연휴 전인 이번 주에는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본 관계자는 "설이 지나면 대선이 임박하기 때문에 김씨가 어떤 형식으로든 활동에 나서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며 "이번 주에 윤곽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대선 민심의 분수령인 설 연휴 전에 '배우자 리스크'를 털고 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대형 악재로 예상됐던 '녹취록 파동'이 미풍에 그쳤고, 거꾸로 윤 후보의 지지율 상승 계기로 작용하면서 김씨의 등판 논의도 급물살을 탄 것으로 전해진다.

당 관계자는 "MBC 녹취록 보도 이후 '배우자 리스크'에 대한 당내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며 "연초까지만 하더라도 김씨의 대외 활동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했지만, 현재는 김씨의 당당하고 털털한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낸다면 2030세대와 중도층에 호응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4일 네이버에 자신의 프로필을 개설하면서 사실상 '등판 예고'를 했다. 김씨는 프로필에 자신을 '전시기획자'로 소개하고 현재 소속을 주식회사 코바나 대표로 적었다. 2015년부터 5년간 기획한 전시 목록 4건도 첨부했다. 그는 최근 한 스튜디오에서 직접 프로필 사진 여러 장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본부도 '배우자팀' 신설을 검토하며 김씨의 대외활동 지원을 준비 중이다. 배우자팀은 김씨를 밀착 수행하면서 메시지와 일정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선대본부에서 활동 중인 한 의원은 "배우자팀이 여러 인물이 추천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김씨의 활동 시점과 형식을 놓고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김씨는 정치 활동과 무관한 영역에서 '독자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본업인 전시기획사업에 열중하거나, 유기견 봉사활동 등 평소 일상을 이어가며 자연스럽게 세간에 모습을 비추는 그림이다. 정치권과 거리를 둬 '비선 실세' 논란을 불식시키는 한편, 강점인 당당하고 솔직한 이미지를 강조한다는 구상이다.

당 관계자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검토되고 있지만 작위적이지 않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대중의 오해를 해소하는 행보를 해야 한다는 것이 대원칙"이라며 "전통적인 대선 후보 배우자의 상(像)보다는 김씨가 호감을 얻었던 솔직함과 '커리어우먼'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김씨의 '정치권 거리두기'는 윤석열 후보의 뜻과도 맞닿아 있다. 윤 후보는 지난 12월 언론 인터뷰에서 "영부인이라는 말을 쓰지 말자"고 제안하면서, 당선되면 대통령의 배우자를 보좌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을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김씨도 윤 후보의 생각에 적극 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실언 리스크'는 고민거리다. 당 일각에서는 김씨가 공개석상에서 치명적인 말실수를 한다면 대선 막판에 윤 후보의 지지율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지된다. 한 의원은 "김씨가 등판하면 일거수일투족이 감시 대상이 될 것"이라며 "가급적 등판을 안 하거나 하더라도 최대한 미루는 게 더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우려했다.

반면 대선이 임박한 만큼 김씨의 공개 행보를 미룰 수 없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한 다선 의원은 "김씨가 정치권과 언론 환경에 익숙하지 않아서 구설에도 올랐지만, 건전한 사고방식을 가진 분이라고 본다"며 "공인으로서 당당하게 국민을 대한다면 대중의 시선도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은 '김건희 등판'이 실보다는 득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녹취록 공개 이후 김씨에 대한 호감 여론이 커졌고, 오랜 기간 베일에 감춰졌던 김씨가 직접 공개 활동에 나선다는 것 자체로 대중의 관심도를 높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김씨가 실언만 조심한다면 공식 등판이 이미지 개선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신인 효과가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국민이 원하는 것은 포장된 이미지나 훈련된 발언보다는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인데, 녹취록에서 나타났던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인다면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