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올린 디올, 이젠 '갑질'까지…"인상분 더 내거나 구매 취소하세요"

이미 결제 끝낸 고객에게 인상분 추가 납부 요구

취소 고객엔 환불 대신 '디올 크레딧' 적립


#1. 결혼 예물로 디올에서 '디올레이디' 가방을 구매하려면 5월의 신부 A씨(31)는 결혼 준비 시작부터 불쾌한 경험을 했다. 지난주 디올 매장에서 제품값을 모두 지불하고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전날 매장 셀러로부터 제품 입고 계획이 없다며 완불웨이팅을 취소해달라는 연락을 받있기 때문이다. A씨는 "대기 예약 후에는 결제 취소가 어렵다는 안내를 받았는데, 디올 측의 일방적인 취소 탓에 황당하다"며 "본사 방침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답변만 돌아와 답답할 노릇"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2. 평소 대기 행렬도 길어 어렵게 디올 매장에 입성해 완불웨이팅을 걸었다던 B씨도 최근 디올 매장으로부터 황당한 소식을 들었다. 18일 가격이 인상돼 인상분을 납부하거나 완불웨이팅을 취소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B씨는 당초 제품값을 지불할 때만 해도 추가금을 낼 필요가 없다고 매장 셀러로부터 공지를 받았는데도 말이다. 그는 "대처가 맘에 들지 않아 환불하고 싶다"면서도 "조금이나마 저렴하게 구매하려고 사설 상품권 샵에서 수백만원어치 백화점 상품권을 구매했다. 이를 다시 현금화하려면 손해인데 내가 왜 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크리스찬 디올'이 18일 가격 인상을 앞두고 '완불웨이팅' 고객에게 줄줄이 취소를 안내하고 있어 고객들의 지탄이 쏟아지고 있다. 이미 가격을 모두 지불한 고객인데도 인상분을 추가 납입하라고도 공지하고 있어 한국 소비자를 향한 '디올의 갑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디올의 대처에 화가 난 일부 소비자들은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다. 법률전문가 역시 디올의 방식은 계약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최근 디올이 고객들에게 완불웨이팅 취소하거나 인상분을 추가로 납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완불웨이팅이란 매장에 재고가 없어 물건값을 미리 지불하고 추후 입고 날짜에 제품을 수령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명품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다수의 해외 명품 브랜드들은 이같은 완불웨이팅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디올은 매장에 재고가 없는 경우 먼저 제품값을 결제를 받은 뒤 △구매 모델 △결제 날짜 △대략적인 제품 수령 날짜 등이 적힌 '완불(예약)증'을 제공해 왔다.

완불웨이팅 과정에서 갑자기 가격 인상분을 공지하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다. 완불웨이팅 계약 전 고객에게 인상금에 대한 추가 납부 사실을 미리 안내하는 샤넬과 비교하면 대비되는 모습이다.

디올 측의 가격 인상분 추가 납부를 거부하고 완불웨이팅을 취소할 경우 결제 금액을 환불받기도 어렵다. 디올은 완불웨이팅을 취소하면 기존 결제 금액이 디올 매장에서 쓸 수 있는 '디올 크레딧'으로 전환된다고 안내하고 있다.

디올의 이같은 갑질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불매운동까지 거론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디올로부터 완불웨이팅 취소 공지를 받았다고 인증하면서 "디올 쳐다보기도 싫다" "한국소비자원이든 뭐든 강경하게 대응할 생각이다" "한국 소비자가 봉이냐" 등의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법률 전문가는 이같은 디올의 행태가 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한다. 법무법인 '바른'의 백광현 변호사는 "보통 구매라는 과정은 결제와 동시에 상품 수령이 이뤄지는데 완불웨이팅은 특별한 경우"라면서도 "다만 완불웨이팅은 먼저 결제하고 상품을 추후에 수령하겠다는 일종의 사전 계약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경우는 브랜드가 소비자와 체결한 계약을 합당한 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계약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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