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尹 '병사 월급 200만원' 모처럼 한목소리 냈지만…여야, 복잡한 속내

與 "윤석열 입장 환영" 속 발표 방법·구체성 두고 불편한 내색

尹 "부모까지 위한 것"…홍준표 "헛소리", 안철수 "부사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치열한 대선 레이스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병사 월급 200만원'에 대해 두 후보가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공약 발표 방법과 공약 시행 시기 등 정책 구체성을 둔 여야의 기싸움이 벌어지면서 복잡한 속내가 감지된다.

11일 민주당에 따르면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은 이 후보의 지난달 24일 '스마트강군 육성을 위한 5대 국방 공약' 중 하나로 소개됐다.

이 후보는 당시 선택적 모병제 도입과 함께 병사 월급 현실화 공약으로 "최저임금제에 맞춰 급여를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면서 "2027년엔 병사 월급 200만원 이상을 보장하겠다"고 공언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후 윤 후보가 지난 9일 페이스북에 '병사 봉급 200만원'이란 한 줄 공약을 선보이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 전용기 의원은 전날(10일) "윤 후보가 '한 줄 공약'을 남겼다. 윤 후보의 공약을 환영한다"며 "윤 후보가 모처럼 이 후보와 동일한 내용으로 공약을 발표했다. 여야가 공약 이행을 위해 서로 노력하고 힘을 합쳐 청년의 국가에 대한 헌신에 응답하는 것이 정치가 할 일"이라고 밝혔다.

표면적으론 '환영'의 뜻을 내비쳤지만, 여기에는 윤 후보의 공약이 '한 줄'이라는 것을 언급하며 정책 구체성이 부족한 점을 지적한 것으로도 읽혔다. 아울러 이 후보가 정책을 우선 선점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됐다.

선대위 관계자는 "모처럼 같은 공약이 나왔지만 윤 후보 측 내용이 부실하다"며 "내용이 부실하니 비교도 안 되고 유권자가 과연 얼마나 신뢰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이 후보는 최근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월급 200만원 등 '이대남(20대 남성) 관련 공약'과 관련 "윤 후보 행보에 구체적으로 가타부타 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드리고픈 말은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가 더 개선될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이 말씀해주셨으면 한다"고 견제구를 던졌다.

반면 윤 후보는 한 줄 공약 이후 정책 구체화에 돌입했다. 국민의힘 측은 병사 봉급 200만원 보장과 함께 부사관 등 직업군인의 봉급, 처우개선 문제에 대해서도 조정을 해나갈 예정이다.

이준석 대표도 "후보의 생각에 깊이 공감한다"고 힘을 실었고,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 또한 일각에서 일고 있는 '갈라치기' 지적에 "무슨 내용, 어떤 분야의 공약이든 갈라치기가 될 수밖에 없는 조건을 잘 이해해달라"고 했다.

윤 후보는 전날 최근 메시지가 20대 남성에 편중된다는 지적에 "남성, 여성으로 분류하는 것 자체나 그런 시각을 만드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청년 병사에게 최저임금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은 그들만이 아니라 그들의 부모님이 더 자유로워질 수 있고 안정적으로 자녀의 미래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꼭 20대 남성만을 위한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의 반발도 존재해 구체적인 정책으로의 발전이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자신이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꿈'에서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에 대해 "그 공약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여기에 윤 후보와 함께 단일화 이슈 중심에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또한 같은 날 "부사관, 장교 월급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말해줘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전용기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아직 '그 당'엔 여전히 반대하시는 분도 계신 것 같은데 잘 설득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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