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물보다 진하다"…윤석열·이준석 '두 번째 갈등' 봉합

 

李 "당사서 숙식 해결하며 대선에 전력"…자차에 尹 태워 평택 빈소로

 

尹 "이제 다 잊자, 승리 위해 함께 뛰자"…李 '또 도망시' "사퇴하겠다"

 

'벼랑 끝 갈등'을 이어왔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극적 화해했다. 지난해 12월3일 '울산 합의' 이후 두 번째 갈등 봉합이다. 이 대표는 '갈등 봉합'의 의미로 자신의 차에 윤 후보를 태워 순직 소방관의 빈소가 있는 평택으로 향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저희가 인고의 시간을 통해 다시 하나의 방향으로 뛰게 된 만큼 저는 오늘부터 1분1초도 낭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제 저 혼자 꽁꽁 싸매고 고민하지 않겠다"며 "제가 보고 예상하는 것들, 놓친 것들을 공유하면서 같이 고민하자. 언제든 편하게 소통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갈등 봉합의 의미로 윤 후보에게 '깜짝'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가 의원총회 직후에 평택에 가는 걸로 아는데 제가 국민의힘 당 대표로서, 그리고 택시 운전자격증(운전면허증)을 가진 사람으로 후보를 손님으로 모셔도 되겠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자리에서 일어나 '엄지'를 치켜세우며 화답했다. 이 대표는 "이렇게 쉬운 걸 말이죠"라며 웃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원팀을 선언한다"며 그동안 생각했던 것 중 하나인 당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대선까지 전력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2012년 대선을 치르면서 자기 일처럼 선거를 치르기 위해 그 안에서 눈이 벌게져 나오신 선배들의 뒤를 잇고자 당사 방 한 켠에 제 침대 하나를 놔달라"며 "당 대표 위치에서가 아니라 당원으로서 정말 권위나 이런 것이 아니라 솔선수범의 자세로 선거를 뛰겠다"고 했다.

이는 지난 2012년 김무성 전 의원의 역할을 하겠단 뜻으로 읽힌다. 김 전 의원은 당시 대선에서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일했는데 당사에 '야전침대'를 놓고 숙식을 해결했다. 김 전 의원은 오후 11시에도 실국장 회의를 주재할 정도로 '24시간 비상체제'로 선대본부를 운영했다. 결과는 박근혜 후보의 승리였다.

이 대표는 "저는 3월9일 대선에서 윤 후보가 당선되는 날, 하나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며 "윤 후보가 당선자 신분으로 여러분 한 분 한 분에게 당원 한 분 한 분에게 국민 한 분 한 분에게 평생 갚을 수 없는 고마움을 느낄 정도로 열심히 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에 이어 단상에 오른 윤 후보는 "이제 다 잊어버리자"며 "오로지 대선과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 우리 당이 재건하고 우리나라가 정상화되고 국민에게 행복한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그런 수권정당으로 위치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함께 뛰자"고 당부했다.

의총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난 윤 후보는 "극적으로 화해라고 할 것도 없다"며 "원래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유일하게 두려운 건 대선에서 이기지 못하는 것일 뿐"이라며 "이제 그 고민의 접점이 마련된 듯해 이를 바탕으로 후보와 제가 신뢰를 구축해 실망스러운 모습에 대해 제가 사과하고 선거승리로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재발 방지 약속이 있나'는 질문에 "이런 질문을 저한테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웃어 보였다. 이 대표는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또다시 갈등을 일으키면 대표직에서 사퇴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은 곧바로 국회 본관 앞에 주차돼 있던 이 대표의 차로 향했다. 윤 후보는 조수석에 김기현 원내대표와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뒷좌석에 올랐다. 직접 운전대를 잡은 이 대표는 곧장 평택으로 향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마친 뒤 평택 냉동창고 화재 진압중 숨진 소방관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2022.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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