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직원 1880억 빼돌려 주식투자…피해금액은?

빼돌린 회삿돈 동진쎄미켐 지분 7.62%(약 1430억원치) 사들여

자금 회수 총력…되돌려받지 못한 금액은 당긴순이익에서 제외

 

오스템임플란트 자금담당 직원 이모(45)씨가 잔액증명서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회삿돈 1880억원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로 경찰에 고소돼 연초부터 관련 업계와 시장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1일 동진쎄미켐 지분 7.62%(약 1430억원치)를 단번에 사들이는 등 슈퍼개미 행세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씨가 횡령한 자금은 1880억원이며, 회사 자기자본 2047억6057만9444원의 91.81%에 해당하는 액수라고 이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식 매매는 이날 오전 거래 시작 전에 정지됐다.

지금까지 확인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횡령 규모는 얼마?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오스템임플란트에서 자금당당 팀장급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씨가 잔액증명서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회삿돈 1880억원을 빼돌렸다. 이씨는 빼돌린 회삿돈을 코스닥 상장사인 동진쎄미켐 주식 391만7431주(7.62%)를 사들였다.

이씨 횡령 사실은 지난해 12월 31일 밝혀졌다. 이후 회사 측은 서울 강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회사가 횡령 사실을 인지한 날부터 연락이 두절돼 이씨 행방이 묘연했으나, 현재 경찰은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삿돈 1800억원은 회사 자기자본 2047억6057만9444원의 91.81%에 해당하는 액수다. 회사는 지난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6315억원, 영업이익 980억원을 달성했다. 연간 매출액 29.8%, 영업익보다는 약 2배로 많은 금액이다.

◇직원 1명이 거액을 어떻게 빼돌릴 수 있었나

이씨는 입출금 내역과 자금수지, 잔액증명서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회삿돈을 개인 은행 및 주식계좌로 빼돌렸다. 자금수지표는 자금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고 통제하기 위해 작성하는 문서이다. 이 문서를 보면 자금 흐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잔액증명서는 예금 잔액을 증명하는 문서를 말한다. 은행은 고객이 요구하면 예금 잔액을 증명하는 서류를 발행한다. 이씨는 이 서류를 위조해 회사 예금이 정상적으로 있는 것처럼 꾸몄다. 보통 횡령 사건은 수년에 걸쳐 소액을 인출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씨는 단기간에 거액을 빼돌렸다.

이씨는 이렇게 빼돌린 회삿돈으로 코스닥 상장사 주식을 대거 사들여 시세차익을 보려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씨는 개인투자자 자격으로 지난해 10월 1일 동진쎄미켐 주식 391만7431주(7.62%)를 사들였다, 이후 지난해 12월 31일 지분 1%가량(55만주)만 남기고 모두 팔았다. 이씨가 동진쎄미켐 주식 취득단가는 3만6492원이다.

이후 11월 18일부터 12월 20일까지 6차례에 걸쳐 336만7431주를 내다 팔았다. 하지만 매도 평균 단가가 3만4000원 수준으로, 취득단가에 비해 약 7% 낮다. 이씨가 주식을 처분해 다시 확보한 현금은 1112억원이다.

매도한 물량만 보면 취득 단가보다 처분 단가가 다소 낮아 117억원가량 손실을 봤다. 다만 이씨가 보유하고 있는 나머지 55만주가 연말에 주당 5만1000원까지 상승하면서,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평가차익으로 80억원가량 투자이익을 올렸다. 회삿돈으로 슈퍼개미 행세를 하면서 시세차익을 노렸지만, 뜻대로 되지 않은 셈이다.

◇이씨는 지금 어디 있나?

횡령 사건이 밝혀진 지난해 12월 31일 이씨는 회사에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이씨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이날 관련 내용을 공시했고,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거래는 오전 거래소 개장 전에 즉각 중지됐다. 이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는 상장회사로서 적격한지 심사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거래소가 특정 기업 주식의 거래를 정지하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절차에 들어갈 경우 15거래일 이내에 실질심사 대상인지를 결정한다. 거래소가 실질적인 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결정하면 해당 주식 거래는 즉각 재개한다.

◇돈은 회수 가능할까?

회사는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하면 이씨 자택 등 압수수색 및 모든 계좌가 동결돼 상당수 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수하지 못한 금액은 2021년 당기순이익에서 뺄 예정이다. 하지만 대규모 횡령 사건이 밝혀진 만큼 주가 거래가 이뤄지더라도 큰 하락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오스템임플란트는 또 자금 관리 및 감사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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