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부터 불꽃 튀는 미·중·러…'검은 호랑이해' 주목할 세계 이슈는?

우크라 관련 대화부터 베이징 올림픽까지 '긴장' 속 출발

FOMC 테이퍼링 종료·첫 금리 인상 시점에 각국·시장 '촉각'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은 정초부터 미국과 중국, 러시아 간 불꽃 튀는 긴장 속에서 시작할 전망이다. 일본은 '전쟁 가능 국가'로 가기 위한 헌법개정 여부를 가를 선거도 예정돼 있다. 경제 이슈로는 미국 중앙은행 연준이 3차례 금리 인상을 준비, 각국 통화당국과 시장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1월 10일부터 우크라이나 위기와 러시아의 안보 보장 관련 미·러 간 대화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예정돼 있다. 이틀 뒤 북미·유럽 집단안보체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나토-러시아 평의회도 소집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평의회가 열리면 2019년 7월 이후 3년 만으로, 유럽에 감도는 전운과 핵 위기 우려가 봉합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방과 러시아 간 아슬아슬한 긴장 직후인 2월 4일부터 20일까지 개최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의 무대'이기도 하다. 미국을 비롯해 영국, 호주, 캐나다, 일본 등의 동맹국이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에 들어간다. 다만 선수들은 예정대로 출전하는 만큼, 외교이슈와는 별개로, 겨울 올림픽을 준비해온 90여 개국 5000명의 선수단이 빙상 등 7개 종목·15개 세부 종목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본선 일정이 확정됐다.(세계컬링연맹 SNS 캡처)© 뉴스1


3월 국제사회의 관심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쏠릴 전망이다. 연준은 3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종료하고 내년 중 3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임을 시사했다. 팬데믹 등 변수는 있지만, 이르면 봄부터 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월 주목할 이슈로는 4일 개막하는 중국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회의)와 27일 치러지는 홍콩 행정장관 선거도 있다. 올해는 특히 양회를 거쳐 10월 열릴 공산당대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당 총서기 3연임을 확정 짓게 돼 의미가 크다. 본토에서 시 주석의 권력을 공고화하는 동시에, 홍콩 편입도 가속화하기 위한 홍콩 선거제 추가 개편안도 결정될 수 있어 주목된다.

유럽의 시선은 4월 10일 프랑스 대선에 집중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을 지탱하는 한쪽 기둥 독일에서 지난해 16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진 가운데, 프랑스의 변화는 EU 전체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게 관측되지만,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지역의회의장(주지사 격), 안느 이달고 파리 시장 등 첫 여성 리더 활약 가능성도 기대를 모은다.

5월엔 미·중 갈등 속 몸값이 상승 중인 아시아·태평양 지역 두 나라가 선거를 치른다. 호주 총선은 국내 문제를 넘어 주목받고 있는데, 최근 미국쪽으로 바짝 다가서며 중국과 거리를 넓힌 자유당의 정권 유지 여부에 따라 외교노선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호주는 미국의 반중국 협의체인 △파이브 아이즈 △쿼드 △오커스에 모두 참여하고 있는데, 노동당은 "초강대국과의 전쟁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이를 비판해왔다.  

© News1 DB


필리핀 대선에서는 1986년 민주화 운동으로 물러난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의 아들 '봉봉' 마스코스 주니어와, '스트롱맨'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대통령의 딸 사라 두테르테-카르 피오 다바오 시장이 유력 정·부통령 후보로 떠오르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동북아는 7월 일본의 상원 격인 참의원 선거로 뜨거운 여름을 보낼 전망이다. 참의원 전체 의석 245석 중 124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는 기시다 후미오 내각이 추진 중인 개헌 여부가 달려 국제사회는 물론 한일관계에서도 '핫'이슈로 꼽힌다. 집권 자민당은 2018년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헌법 9조'를 개정해 자위대를 명기하는 개헌안을 발표했으나, 2019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 개헌안을 넘지 못해 좌절된 바 있다. 이번 선거로 자민당이 참의원 의석수 3분의 2를 확보하면 '전쟁 가능 국가'로 가는 문턱 하나를 넘는 셈이다.  

 

10월 2일 브라질 대선은 중남미 '핫이슈'다. '좌파의 부활'을 예고해서다. 2003~2011년 브라질 좌파는 물론 중남미 '핑크타이드(좌파 물결)'를 이끈 '실용 좌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 또는 룰라 진영의 재집권이 유력하다. 2년 전 아르헨티나를 시작으로 2021년 페루, 온두라스, 칠레에서 잇달아 좌파 정권이 출범한 데 이어, 5월 콜롬비아 대선과 10월 브라질 대선에서도 좌파가 집권할 경우 미국 '앞마당' 라틴아메리카에 약 10년 만에 핑크타이드가 재현되는 셈이다.

올 한 해 미국을 관통할 핵심 이슈는 11월 8일 열릴 중간선거다. 연방 하원 435석과 상원 100석 중 34석, 39개 주 및 미국령 지방선거가 함께 실시된다. 지난 1월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중반을 평가하는 시험대로, 2024년 대선의 예고편이기도 하다. 민주당으로선 남은 국정운영 동력이, 공화당으로선 권력 탈환이 달렸다. 북핵과 한미동맹 이슈가 걸린 한국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유럽 등 세계 각국의 눈이 워싱턴에 쏠릴 전망이다.

 

이 모든 이슈 외에도, 올 한 해 전 세계 최대 관심사는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여부다. 새 변이주 오미크론으로 미국과 유럽 등 많은 국가에서 사상 최다 확진을 기록하고 있지만, 오미크론의 중증도 관련 제기되는 조심스러운 낙관론과 작년 말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먹는 치료제'는 희망 요인이다.  

오미크론이 전염력은 높지만 치명률은 크게 떨어진 감기처럼 인류와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 코로나19와 맞는 세 번째 해 세계는 어떤 지혜로 바이러스에 대응해나갈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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