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도 매수도 '지켜보자'…서울 아파트 '역대급' 거래 빙하기

"양도세 완화될 것 같은데" vs "집값 더 떨어질 것"…매도·매수 팽팽

"내년 대선 이후 1분기까지 거래절벽 지속…급매 소진 상황 살펴봐야"

 

서울 아파트 거래절벽이 역대 최고 수준이다. 거래 절벽을 넘어 '빙하기'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시장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 매도자도 매수자도 급히 거래에 나서기보다는 일단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 

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날 기준 12월 거래 건수는 493건으로 나타났다. 아직 거래일이 남았고 등록 신고기한(30일)도 있기 때문에 총 매매 건수는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급격하게 늘어나긴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들어 꾸준히 감소해왔다. 1월 5795건이었던 거래량은 상반기 4000건 안팎을 유지하다가 9월 2707건으로 떨어졌고, 11월엔 1351건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누적 거래량은 8만1193건었지만, 올해는 반 토막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대출규제가 거래 급감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집값이 급등한 상태에서 대출 규제까지 시행되자 자금 여력이 부족한 수요자들은 쉽게 매수에 나설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됐단 것이다. 거기다 집값 고점 인식이 확대되면서 하락 기대감도 높아졌다.

집주인들은 호가를 내리지 않고, 매수 대기자도 하락을 기대하고 있어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예비 신혼부부 조모씨(30·여)는 "대출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고, 어떻게 끌어모으더라도 금리도 계속 오를 거라 이자 내기도 버겁단 생각이 들었다"며 "서울 변두리로 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요즘 외곽부터 집값이 빠진다는 얘기가 나와서 조금 더 기다려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매도자도 관망세다.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가 아니면 호가가 여전히 높다"며 "보유세 부담이 크다면서 '똘똘한 한 채'만 남기고 매도 계획을 세웠던 고객도 있었지만, 양도세가 워낙 크다 보니 호가까지 낮추면 손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최근 여야 대선 후보들이 감세 공약을 내면서 집주인의 '버티기'에 힘을 보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까지 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를 공론화하고, 보유세 완화도 유력하게 검토되면서 세 부담 완화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도 "양도세 중과 유예 얘기가 나오면서 기대감이 크다"며 "서울에서 집 3채를 갖고 있으면 양도세 중과로 차익 82.5%까지 세금을 물게 된다. 많게는 수억원이 왔다 갔다 하니 방향이 확실해지기 전까진 급히 팔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내년 DSR 규제 시행으로 유동성이 축소되고 정책 변동성도 커서 시장 관망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적어도 대선 이후인 내년 1분기까지는 거래가 적을 것이고, 오히려 더 심해진 '거래 동결'까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거래 절벽이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윤 수석연구원은 "급매물을 매수자가 얼마나 받는지도 잘 살펴야 한다"면서 "급매가 나오는 대로 소진되면 오히려 하방 경직성을 불러오기 때문에 (하락 거래) 매물이 꾸준히 많이 나오지 않는 이상 추세적 하락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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