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당 대신 메타버스…한국 기업 시무식 온라인이 대세

 

현대차, 메타버스 시무식…삼성전자는 온·오프라인 절충

 

SK·LG는 총수 메시지로 대체, 코로나19로 비대면·간소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두 해를 넘기면서 기업들 사이에서 온라인 시무식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이 내년 1월3일 2022년 시무식을 여는 가운데, 현대차는 메타버스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코로나19로 비대면 형태의 시무식을 고려하다, 메타버스를 활용하기로 하고 현재 세부적인 실행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을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가상이 상호 작용하는 형태로 구현된다.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여러 제약이 따르는 기존 오프라인 형태의 사회·경제·문화 활동을 메타버스가 보완, 대체하는 경향이 뚜렷해 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회장 시절부터 정몽구 명예회장까지 새해 첫 출근일 아침에 본사 강당에 임직원들을 모아 놓고 직접 메시지를 전하는 형태의 시무식을 치러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런 전통을 물려받아 자신이 처음 주재한 2019년 시무식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사옥 강당에서 직접 신년사를 발표했다. 2020년 시무식부터는 단상을 없애고 모바일로 행사를 생중계하는 등 변화를 꾀했고,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생중계로 비대면 형태의 시무식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021.11.2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시무식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은 2014년까지는 신라호텔 등에서 계열사의 상무 이상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하례식의 행사를 열었고 계열사별로 시무식도 가졌지만,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2015년부터는 신년하례식 없이 시무식만 진행해왔다. 아울러 이재용 부회장 명의의 신년사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 삼성전자 본사에서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열고 있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최고위 경영진들만 온라인으로 참석하고 이를 화상으로 중계하는 절충 형태의 시무식을 개최했다.

삼성전자는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CEO가 신년사를 발표하는 전통이 있다. 지위대로라면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이 신년사를 발표해야 하지만, 올해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규모 IT·가전 박람회인 CES 2022 기조연설에 나서는 관계로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이 신년사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019년 1월2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19년 신년회에서 행복을 주제로 주요 관계사 CEO들의 대담이 진행한 후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2019.1.2/뉴스1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신년사를 구성원들과 공유하는 것으로 시무식을 대체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SK그룹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까지는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최태원 회장 주재로 신년하례회를 겸한 시무식을 열고 새해 지향점을 공유했지만, 지난해에는 최 회장이 이메일로 임직원들에게 신년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대신했다.

지난 20일 구광모 회장이 동영상을 통해 신년사를 발표한 LG그룹은 별도의 시무식을 열지 않는다. 2018년 LG그룹 총수에 오른 구 회장은 2019년 첫 시무식은 강서구 마곡에 위치한 LG사이언스파크에서 오프라인 형태로 열었지만, 2020년부터는 신년사를 담은 동영상을 이메일로 전하는 형태로 시무식을 대체했다.

한편 삼성, 현대차, SK, LG를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은 별도의 종무식도 갖지 않는다.

재계 관계자는 "이전과 같은 강당 시무식이 코로나19를 계기로 자취를 감추고 온라인으로 신년 메시지를 공유하는 방식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2021.10.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