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서도 씨 마른 6억 미만 아파트…서민 내집마련 갈수록 험난

文 정부 3년여간 경기 6억 미만 아파트 비중 93%→70%

하남·광명 등 중위가격 6억 돌파…"고공행진 서울 매매·전세, 경기 집값 견인"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경기도 중저가 아파트가 빠르게 소멸하고 있다.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경기도에서도 6억원 미만 아파트 비중은 최근 3년여간 93%에서 70%까지 줄었다. 중저가 아파트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서민·중산층의 내 집 마련은 갈수록 더 험난해질 전망이다.

◇경기 '중저가' 6억 미만 아파트 비중 70%…3년새 23%p '뚝'

 22일 부동산114 REPS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경기도 아파트 매매 시세 6억원 미만 비중은 70%(150만869가구)다. 6억원 이상 9억원 미만은 21.01%(45만461가구), 9억원 이상은 8.99%(19만2835가구)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말과 비교하면 6억원 미만 아파트는 빠르게 소멸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7년 12월 말 기준 경기도 6억원 미만 아파트 비중은 93.12%에 달했다. 전체 조사 가구 195만5657가구 중 대부분인 182만1205가구가 6억원 미만이었다. 6억원 이상 9억원 미만은 5.78%(2만1485가구), 9억원 이상은 1.1%(2만1485가구) 등으로 6억원 이상 아파트 비중을 모두 더해도 7%가 채 되지 않았다. 약 3년2개월 만에 6억원 미만 아파트 비중은 23.12%포인트(p) 감소하고, 6억원 이상 9억원 미만과 9억원 이상은 각각 15.23%p, 7.89%p 증가했다.

6억원은 중저가 아파트 가격의 기준이다. 서민·중산층 실수요자가 많이 이용하는 '보금자리론'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서민 실수요자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가격이다. 최근 3년여간 이 마지노선을 넘어선 지역도 상당했다. 하남시와 광명시 등이 대표적이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하남·광명 등 중위 매매가격 6억원 돌파…실거래가 2배 껑충 아파트 수두룩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하남시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2017년 12월 4억2250만원에서 올해 1월 7억6000만원으로 3년여 만에 3억3750만원 올라 79.8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지역 주요 아파트의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집값이 2배가 된 아파트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남시 망월동 '미사강변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지난 1월 실거래가 12억7500만원 기록했다. 이 주택형은 2017년만 해도 6억원 대에 거래됐다. 3년여 만에 집값이 배 이상 뛴 것이다.  

광명시도 지난해 12월 중위 매매가격 6억원을 돌파했다. 재건축 사업이 활발한 광명시 철산동 주공8단지는 전용 59㎡는 지난 1월 13억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 12월(6억2500만원)보다 6억5000만원 이상 오른 것이다.  

위례신도시가 들어선 성남시 수정구 중위 매매가격은 2017년 3월 3억6750만원에서 올 1월 10억8500만원으로 무려 195.24% 폭등했다. 새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중위 매매가격을 끌어올린 것이다. 경기도서 시세가 가장 비싼 과천 역시 같은 기간 중위가격이 63.75% 상승해 13억1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 밖에 수원 팔달구(57.97%), 구리시(59%), 화성(45.28%), 김포(36.72%), 고양 덕양(42.52%) 등도 경기도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올 1월 경기도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4억881만원으로 2017년 12월(3억944만원)보다 9937만원(32.11%) 상승했다.

2·4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하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모습.(뉴스1 자료사진)©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 매매·전세가격 고공행진 탈서울 가속화…"수도권 공급 대책, 경기 집값 좌우"


경기도 아파트값이 급격히 오른 것은 서울 집값 상승세의 확산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망 확충에 따른 유동성 유입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이 9억원에 육박하고, 전세난이 지속하면서 서울 밖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늘었다. 광역 교통망 개발 소식은 이를 더 가속화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치솟자 30~40대가 경기 지역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 동반 상승은 결국 탈서울을 더 빠르게 했고, 경기도 집값의 상승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공급 대책이 효과적으로 뿌리를 내리기 전까지는 경기도 주요 지역 집값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GTX 발표로 경기 외곽 지역도 서울 접근성이 좋아졌다"며 "30평대 신축 아파트값이 15억원을 돌파하는 지역이 속속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정부의 공급 대책이 나타나기까지는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많다"며 "수도권 집값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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