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이후 자동차 수출 '반도체'가 좌우…공급부족 해결법은?

한국GM 수급차질에 이달 감산…현대·기아차 수출 늘릴 '적기'

 

올 1분기 이후 자동차 수출은 '반도체'가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감산에 들어간 영향이다. 국내 자동차 수출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는 현대·기아가 1분기 재고분을 확보하고 있지만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수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지난번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해 국내 생산 기반 등을 확충한 소재·부품·장비 육성책과 같은 적극적인 정부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당국은 시장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1월 국내 자동차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29.5% 증가한 19만2322대를 기록했다. 특히 수출액은 수출대수 증가율 보다 더 높은 40.2%가 증가한 40억달러를 달성했다.

이 같은 수출 호조는 최근 주요 시장인 미국, 유럽 등의 경제활동 재개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회복된 결과다. 여기에 친환경차와 고급차 등 수출 차종의 고부가가치화로 수출 단가가 오르면서 수출금액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주요 완성차 업체가 가동을 속속 중단하고 있지만 이 같은 상황이 올 1분기까지는 우리나라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 수출 점유율 83%를 차지한 현대·기아차가 2~3개월분 재고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출을 늘릴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현대·기아차와는 달리, 국내 수출 3위 업체인 한국GM은 글로벌 반도체 부족 여파로 수출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반도체 부족으로 이달 가동률을 절반 정도로 줄인 상태다.

여기에 자금난에 따른 부품 공급 중단으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쌍용자동차와 본사로부터 자금 압박을 박고 있는 르노삼성 등도 수출을 늘리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들 3사의 수출 점유율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1분기까지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 수출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이후에도 반도체 공급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은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으로 완성차 업체들이 수요가 줄어들 것을 대비해 반도체 주문량을 줄이면서 시작됐다. 이후 반도체 업체들은 생산 라인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IT·가전기기용 반도체로 교체했는데, 이후 예상보다 빠른 자동차 수요회복이 일어나면서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반도체 부족으로 폭스바겐, 도요타, GM 등이 반도체 공급차질로 가동을 중단하거나 생산량을 하향 조정했다. 다만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2월 코로나19로 부품 중 하나인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 부족을 겪으면서 주요 부품 수급난에 사전 대비를 해왔다.

하지만 반도체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 한파에 따른 전력공급 부족으로 현지 삼성전자 등 차량용 반도체 생산업체들에 '셧다운'이 이어지면서 이 같은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린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대만 TSMC 등 주요 생산국에  증산 협력을 요청하는 등 단기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며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삼성전자, DB하이텍 등 국내 파운드리 업체를 통한 대체 생산 역량 확보도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에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차량용 반도체가 공급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일부 과수요 현상도 있어서 언제까지 상황이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며 "다소 시간이 걸리는 국내 생산보다는 단기에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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