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규모 4.9 지진에 천연기념물 수월봉 절벽도 무너졌다

20m 높이서 24㎥ '와르르'…지난해 붕괴지점과 인접 

제주도 "통행 제한 검토…인위적 복구작업 계획 無"

 

제주도 전체를 흔든 규모 4.9 지진의 영향으로 천연기념물이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인 수월봉 절벽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15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에 있는 수월봉 일대에서 해변 정화활동을 하던 한 주민이 수월봉의 화산쇄설층 일부가 무너져 내린 것을 처음 발견했다.

90도에 가까운 해안 절벽 밑 검은 모래 해변에 돌무더기가 와르르 무너져 있는 모습이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지표면에서 20m 높이에 있던 면적 24㎥(가로 3m·세로 8m·깊이 1m)의 화산쇄설층이 무너져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붕괴 지점도 지난해 9월 제주에 연이어 몰아친 태풍 등의 영향으로 화산쇄설층 일부가 무너져 내린 곳과 불과 30여 m 거리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오전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에 있는 수월봉 일대에 화산쇄설층 일부가 무너져 있다.(제주도 세계자연유산본부 제공)© 뉴스1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14일 오후 5시19분쯤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4.9의 지진과 이후 10여 차례에 걸쳐 발생한 여진으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형종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자연문화재과장은 "이번 현상을 처음 목격한 주민 등에 따르면 지진 발생 전날만 해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며 "또 붕괴된 사면과 잔해의 마름 정도 등에 비춰 봐도 지진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앞으로도 여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조만간 해당 붕괴 지점 일대에 통행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 현상이 자연적으로 발생한 현상인 만큼 문화재청의 권고에 따라 인위적인 복구작업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수월봉은 약 1만8000년 전 뜨거운 마그마가 물을 만나면서 폭발적으로 분출하고 잘게 부서진 화산재가 주변에 떨어지면서 만들어진 고리 모양의 화산체 일부다.

현재 높이 77m의 작은 언덕형태 오름이지만 해안절벽을 따라 드러난 화산재 지층 속에 남겨진 다양한 화산 퇴적구조로 인해 화산학 연구의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한 이튿날인 15일 오전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에 있는 수월봉 일대에 화산쇄설층 일부가 무너져 있다.(제주도 세계자연유산본부 제공) © News1 오미란 기자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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