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만 13번…'규모 4.9' 제주 지진에 놀란 도민들 밤새 '뜬눈'

제주도 전체를 흔든 규모 4.9 지진 이후 제주에서 여진이 13차례나 이어지면서 제주도민들은 불안감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15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19분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한 뒤 제주에서 총 13차례 여진이 이어졌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지 10분 만인 전날 오후 5시29분쯤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34km 해역에서 규모 1.7의 여진이 처음 발생하고 같은 날 오후 10시36분쯤까지 인근 해역에서 여진이 잇따랐다.

여진의 최대 규모는 1.7이었다.

이번 지진만 놓고 보면 모두 해역에서 발생한 데다 지진 발생 깊이가 17㎞로 비교적 얕고, 지진 단층도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큰 피해는 없었지만 그동안 제주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한 지진이었던 만큼 불안감은 여전한 상태다.

이번 지진 발생 이후 이날 오전 6시 기준 현재까지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접수된 신고건수는 총 114건이다. 이 중 110건이 단순 지진을 느꼈다는 유감신고였다.

나머지 4건은 피해신고로 모두 제주시에서 접수됐다.

전날 오후 9시52분쯤 한림읍에서는 연립주택 실내 벽면에 균열이 생겼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오후 7시36분쯤 구좌읍에서는 아파트 주방 바닥이 기울어진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오후 6시4분쯤 연동에서는 창문 깨짐, 오후 5시44분쯤 일도2동에서는 아파트 베란다 바닥 타일 이격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밤새 잠을 설친 이들도 많았다.

제주 서귀포 서남서쪽 41㎞ 해역서 지진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한 1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면세점에서 직원들과 관광객들이 밖으로 대피해있다. 2021.12.14/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서귀포시 법환동 해안가에 사는 강모씨(35)는 "지진 발생 당시 집안이 흔들려 밖에 뛰쳐나왔다"며 "화산섬에 살면서도 지진의 무서움을 모르고 살았는데 혹시 해일이라도 일어나면 어쩔까 불안감에 잠을 뒤척였다"고 말했다.

제주시 연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김모씨(31)도 "다행히 밤사이 흔들림은 없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족 모두가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지진을 경험한 게 이번이 처음이라 당황스럽지만 그래도 최대한 차분하게 생활할 생각"이라고 했다.

서귀포시 표선면에 사는 오모씨(58)는 "어제 지진이 났을 때는 밭일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이었다"며 "큰 피해가 없다고 해 다행스러운 마음이지만 밤사이 밭에 별일이 없었는지 일찍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서귀포시 법환동에 사는 허모씨(31)는 "해일 가능성도 적고 여진도 약하다고 해 큰 걱정 없이 밤을 보냈다"면서 "앞으로도 큰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기상청은 여진이 오랜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유상진 기상청 지진화산정책과장은 "규모 4.9 정도의 지진이 발생한 뒤에는 상당히 긴 기간 동안 여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여진이 수개월에서 1년 정도까지 이어질 수 있어 지속적인 감시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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