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 사라진다고?…'월세화' 바람부는 임대차 시장

임대차법에 전셋값 오르며 월세화 가속…저금리·세 부담에 집주인도 선호

월세가격 상승하며 주거비 부담↑…내년에도 '전세의 월세화' 심화 전망

 

월세냐 전세냐. 다달이 현금이 빠져나가는 월세보다는, 계약기간이 끝난 뒤 목돈을 받아 나가는 전세를 선호하는 분이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요즘 전세시장이 심상치 않습니다. 전세 매물이 줄고, 전셋값은 오르고. 여기에 '전세의 월세화' 문제까지 거론됩니다. 

지난 3일 기준으로 1~11월 서울에서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 건수는 총 5만9411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아직 11월 거래량 집계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이미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5만4996건)을 훌쩍 넘어선 겁니다. 

전세는 빠르게 줄고 월세는 늘어나는 모습입니다. 전세를 구하려던 세입자들은 울상입니다. 다달이 월세로 주거비를 치르다 보면 돈 모으기가 쉽지 않겠단 한숨도 여기저기서 나옵니다. 

사실 월세화는 지난해 7월 새 임대차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도입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계약 갱신으로 시장에 나오는 전세 매물은 줄고, 신규 거래에선 집주인들이 몇 년 치 상승분을 얹어 받으면서 전셋값이 급등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거든요.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 견디지 못한 세입자들이 월세로 밀려난다는 관측도 이어졌습니다. 실제로도 그랬고요. 새 임대차법 시행 후 1년간 서울 아파트에 월세를 낀 거래 비중은 35.1%로 법 시행 전 1년간 비중인 28.1%보다 7%포인트(p) 높아졌습니다. 지난 8~10월엔 39.8%로 40%에 육박했습니다. 

오를대로 오른 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반전세와 같은 보증부 월세를 택합니다. 대표 학군지인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를 전용면적 76㎡ 예로 들면, 보증금 7억원을 전부 다 내는 대신 4억원만 내고 월세 120만원을 택하는 겁니다.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들도 늘고 있습니다. 저금리 상황이라 은행에 전세금을 넣어놔도 이자 수익이 얼마 없는데, 임대차법으로 보증금 올리기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종합부동산세·재산세같은 보유세 부담이 커지자 전세를 월세로 돌려 세금을 내겠단 이들도 많아졌습니다.

월세 가격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지난달 기준 1234000원이었는데요, 지난해 대비 10% 이상 올랐습니다. 

월세화 현상은 더욱 가속할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우선 전세 공급물량 재고 물량도 부족한데, 올해 하반기 서울 입주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만 가구 이상 감소했습니다. 아파트가 빵도 아니고, 단기간 공급을 늘리기도 어렵다보니 공급 부족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내년 여름이면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물량도 쏟아질 전망인데요. 신규 계약을 하는 경우에는 집주인이 제한 없이 전·월세를 올릴 수 있어 역대급 불안이 예상됩니다. 4년 치 상승분에 이자·세금 부담까지 얹을 수 있다는 겁니다. 향후에 전세대출까지 규제 영역에 들어가면 월세화는 더욱 심해질 전망입니다.

당장은 반전세 위주로 늘어나는 분위기라지만, 이러다간 결국 전세의 종말이 찾아올 것이란 얘기까지 나옵니다. 내 집 마련도 깜깜인데, 계약할 전셋집은 없고 월세마저 오르고…. 무주택자는 답답하기만 한 상황이죠. 하루하루 늘어가는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 어떻게 덜 수 있을까 싶습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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