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 바다 헤엄쳐 왔다고?…北남성 '귀순' 미스터리

軍 "조사 진행 중" 이유로 연령·신분 등 구체적 사항 '함구'

"잠수복·오리발 발견된 건 맞아…철책 배수로 훼손도 확인"

 

 군 당국이 16일 강원도 고성지역에서 검거된 북한 남성의 월남 경위를 일부 공개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이 남성이 "귀순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구체적인 이유나 연령·신분 등 인적사항, 그리고 언제 북한을 떠났는지, 북한으로부터 헤엄쳐 온 거리 등에 대해선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아직 명확히 설명하지 않아 그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17일 합동참모본부 등 관계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강원도 고성군 제진 검문소 인근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북쪽에서 우리 군에 검거된 북한 남성은 잠수복·오리발을 착용하고 동해상을 헤엄쳐 남하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남성은 이후 우리 측 일반전초(GOP) 이남 통일전망대 부근 해안으로 올라와 해안철책 아래 배수로를 통해 군 경계지역을 빠져나왔고 도로(7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계속 이동해왔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북한 남성이 상륙한 지역 부근에서 잠수복과 오리발이 발견됐다"며 "현재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관계 당국이 발견한 잠수복은 이른바 '머구리' 잠수복과 유사한 형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그러나 겨울철 차가운 바닷물을 헤엄쳐 북한에서 남한까지 내려오려면 잠수복 등 장비를 갖췄더라도 상당한 체력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다. 겨울철 수온에서 장시간 헤엄을 쳤다면 저체온으로 사망하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이 남성의 신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군 당국은 아직 이를 공식 확인해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관계 당국은 이 남성에 대한 합동심문 결과 등을 토대로 일단 '민간인'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안 상륙 뒤 도로를 따라 남하하던 북한 남성은 16일 오전 4시20분쯤 제진 검문소 내 폐쇄회로(CC)TV 카메라 영상에 모습이 잡혔고, 이후 군 당국은 인근 부대 작전병력을 투입해 오전 7시20분쯤 그 신병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검문소로부터 '민통선 내에서 신원미상자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된 지 3시간이 지나서야 이 북한 남성을 붙잡을 수 있었단 얘기다.

그러나 합참은 이 남성이 "민통선 북방"에서 검거됐다고만 밝혔을 뿐 검문소로부터의 거리 등 세부 위치 또한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GOP 철책에서 제진 검문소까지 거리는 약 5㎞ 정도다.   

강원도 고성군 제진 검문소. 2015.8.21./뉴스1 © News1 엄용주 기자

이번에 북한 남성이 상륙·검거된 곳은 육군 제22사단 관할 구역으로서 지난 2012년엔 북한군 병사의 이른바 '노크 귀순' 사건이, 그리고 2020년 탈북민의 '월책 귀순' 사건이 각각 발생해 군 경계·감시태세의 허점이 지적돼왔던 곳이기도 하다.

합참은 이번 사건 발생 뒤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와 함께 현지 군부대 해안경계작전 및 경계시설 관리상황을 점검한 결과, 이 남성이 우리 측 해안으로 올라온 뒤 "몇 차례" 군 감시장비에 포착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또 "해안철책 배수로의 차단시설이 미흡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배수로에 훼손된 부분이 확인돼 추가적으로 현장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북한 남성이 월남하는 과정에서 이 배수로가 훼손된 건지, 아니면 그 이전에 훼손된 된 건지를 조사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군 당국은 이 남성이 우리 측 해안 상륙 뒤 어떤 감시장비에 어떻게 포착됐는지는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합참은 "이번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지작사와 합동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사결과에 따라 후속대책을 마련해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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