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株 줍줍' 外人, 강달러에도 11월 순매수…새 변이 영향은?

외국인, 11월들어 2.7조 순매수…70% 반도체주 베팅

기관도 반도체주 사들여…개인은 '리오프닝 수혜주'

 

11월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달러 강세에도 코스피시장에서 2조원이 넘는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업황 부진이 당초 예상보다 짧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를 대거 사들인 결과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들어 지난 26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조6943억원을 사들였다. 올해 월별로 보면 지난 4월(3716억원), 9월(1조987억원)에 이어 세번째 순매수이며 규모로 보면 가장 컸다.  

특히 달러가 강세인데도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이례적이다. 엔·유로·파운드 등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6일 96을 돌파해 올해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달러 가치가 오른다는 건 한국 주식 가격이 보합이라도 외국인 입장에선 손해를 보기 때문에 한국 주식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 

11월 외국인 순매수 금액 중 무려 70%를 반도체 종목들이 차지했다. 이를 감안하면 외국인들이 향후 반도체 업황을 좋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1조331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으며 그 다음으로 대장주 삼성전자를 8145억원 순매수했다. 비메모리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업체 DB하이텍도 2113억원을 사들였다. DB하이텍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10월말 16%에서 현재 21.8%로 늘었다.

외국인들이 이들 반도체업체의 내년 실적 개선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며 저평가 매력에 주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 투자은행(IB)인 모간스탠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발간한 삼성전자 투자보고서에서 "2022년의 경우 주가순자산비율(PBR) 1.3배, 주가수익비율(PER) 12배로 동종업계에서 주가가 매력적으로 보며 매수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미국 엔비디아 PER은 70배를 넘는다. 

국내 증권사들도 반도체 관련주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 D램 가격협상이 우려와 달리 가격과 물량의 별다른 저항 없이 순조롭게 진행돼 4분기 D램 가격과 주문량이 예상치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코로나19 새 변이 등장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반도체 업종에만 쏠리는 것도 불안한 요소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인덱스 최고치 경신으로 인해 외국인 순매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신뢰는 강하지 못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정책인 테이퍼링이 시작되면서 글로벌 유동성 축소가 가시화되고 향후 물가상승 압력 지속, 글로벌 공급차질 등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할 경우 외국인투자자의 주식 매도세가 심화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저해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기관투자자는 11월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1조3540억원 순매도 했지만 반도체주는 사들였다. 기관 순매수 1위는 카카오페이(6080억원)가 차지했으며 그 다음은 SK하이닉스(3229억원), 삼성전자(1995억원) 순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은 2차전지 관련주와 리오프닝 수혜주에 베팅했다. 개인이 다섯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호텔신라(2611억원)였고, 대한항공(1491억원)도 11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으로 집계됐다. 또 신한지주(1483억원), 하나금융지주(1477억원) 등 은행주도 많이 담았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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