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원로' 백기완 선생 별세…"시대의 어른 떠났다" 애도물결

투병 끝 향년 89세…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빈소 마련

정의당 이정미 "한평생 민주주의·평화통일 길 틔어준 분"

 

진보진영 원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89)이 15일 투병 끝에 별세했다.


서울대학교병원 등에 따르면 백 소장은 이날 오전 입원 중 유명을 달리했다. 이같은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각계각층에서는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시대의 어른, 백기완 선생님이 우리 곁을 떠나셨다"며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고 추모했다. 이어 "선생님의 뜨거운 가슴으로 위로를 받았고, 선생님 불호령에 정신이 번쩍 들기도 했다"며 "사는 모습, 서로의 생각들이 조금은 다를 지라도 선생님 앞에서는 모두 하나같이 깊이 머리 숙일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모자란 우리들에게 누가 회초리가 되어주실까"라며 "한평생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의 길 틔어주신 그 자리에 저희들 잘 걸어가겠습니다. 그곳에서 부디 영면하소서"라고 명복을 빌었다.

김선동 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전두환 살인마 집단에게 고문당해서 성치않은 몸으로 청년학생들을 찾아오셨던 선생님"이라며 "선생님의 못다 이룬 자주와 평등, 평화와 통일의 세상을 향해 슬픔을 딛고 더욱 힘차게 전진하겠다"고 애도했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도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을 위해 치열하게 한 생을 사셨던 선생님"이라며 "머리 숙여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누리꾼들도 애도 물결에 동참했다. ID f2b1****는 "민족의 위대한 어른 한 분을 잃었다"라며 "남아있는 저희가 민족통일과 한반도 통일의 대업을 위해 힘쓰겠다"고 했다. ID jeon****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인물 백기완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라며 "이 땅의 후손들이 우리의 소원통일 이뤄낼 것"이라고 썼다.

ID iam****는 "선생님의 시 '묏 비나리'가 '임을 위한 행진곡'이 돼 사람들의 가슴에 등불을 지피며 울려퍼지듯 곳곳마다 선생님의 정신과 숨결은 살아 숨 쉴 것"이라고 기렸다.

이외에도 수많은 사회운동가들이나 사회운동에 관심이 많은 작가들이 애도의 글을 올리고 있다.

고인은 지난해 1월 폐렴 증상으로 입원해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앞서 2018년 4월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가 같은달 23일 혈관이 불안정해 심장수술을 받은 뒤 퇴원하기도 했다.

1932년 황해도 출생인 백 소장은 1950년대부터 사회운동 전반에 나섰으며, 1964년 한일회담 반대운동에 참여한 뒤 박정희·전두환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다.

그는 1974년 2월 긴급조치 1호의 첫 위반자로 옥고를 치렀다.1979년과 1986년에도 'YWCA 위장결혼 사건' '부천 권인숙양 성고문 폭로대회' 등을 주도한 혐의로 투옥된 바 있다.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랫말의 모태가 된 장편시 '묏비나리'의 원작자이기도 한 백 소장은 1987년 대선에서 독자 민중후보로 출마했으며, 1992년에도 출마한 바 있다. 이후 본인이 설립한 통일문제연구소의 소장으로 있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정숙씨와 딸 원담(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미담·현담씨와 아들 일씨(울산과학대 교수)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질 예정이며, 오전 9시 현재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발인은 19일 오전 7시이고, 장지는 모란공원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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