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선대위 원점 재구성' 요구…윤석열 첫 정치력 시험대

金, 박근혜·문재인 돕고도 '배신'…캠프 직접 구성해 '안전장치' 마련 의도

"캠프 인사 배제 않았으면" 尹 선택의 순간…이준석 대표 "尹 고민 깊을 것"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두고 첫 정치력 시험대에 올랐다.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기전까지 '이견' 조율이 필요 없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지도자로서의 자질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후보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경선에서 경쟁했던 홍준표 의원 등을 모두 아우르는 선대위가 구성되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선대위 구성에 있어 경선 캠프에서 자신을 도왔던 인사들과 함께 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당장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의 전면 재구성을 요구하면서 윤 후보의 구상은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경선 때부터 사실상 윤 후보를 공개 지지한 김 전 위원장은 전날 신동아 창간 90주년 특별기획 '20대 대선을 말하다'에 참석해 "윤 후보가 본선을 위해 어떤 형태의 선대위를 구성해 나가야 할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캠프에 모이는 사람들을 가리켜서 '자리사냥꾼'이라고 이야기한다"며 "혹시나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무슨 덕을 보지 않을까, 이런 사람들만 모이게 돼 있어서 제대로 선별하지 못하면 당선에도 문제가 있고 당선이 된다 해도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과 결을 달리 한다. 당이 중심이 돼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밝히면서도 경선을 함께 준비하고 이겨낸 캠프 사람들을 모두 안고 선대위를 출범시키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이준석 대표는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은) 전면 재구성, (윤 캠프 인사들이) 자리를 비우는 그런 과정이 있어야 된다는 입장"이라며 "반면 윤 후보는 그래도 승리한 캠프인데 공이 있는 분들을 배제하는 경우는 없었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에게 선택의 순간이 다가온 셈인데, 정치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과거 입장을 볼 때 선대위의 원점 재구성 요구를 단순한 문제로 치부하지 않는다.

김 전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각 캠프에서 정책 입안을 총괄했지만, 이들이 후보 선출과 당선 이후 '태도'가 급변했다며 큰 실망감을 수차례 나타낸 바 있다.

이에 이번 만큼은 자신이 구상하는 핵심 정책이 절대 변경되지 않도록 캠프 구성을 직접해 '안전장치'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핵심 공약을 당선 이후에도 담보할 더 확실한 카드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는 윤 후보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김종인 위원장의 지혜를 빌리고 싶어 하는 많은 정치지도자들이 그에게 어느 정도의 권한을 위임할까를 가지고 고민을 많이 했다"며 "후보가 중심이 되는 것이 선거인데. 김 위원장은 큰 권한을 요구하고 실제로 그렇게 권한이 위임되었을 때 승리를 가져왔기에 아마 그 지점을 놓고 (윤 후보가)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 위원장이 조문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10.2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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