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성산일출봉 암벽에 축구장 크기 '빔 스크린'?…생태계 악영향 우려

제주도가 세계자연유산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제주 서귀포시 성산일출봉 암벽면을 활용한 '대형 빔 스크린'을 운영한다는 방안을 추진, 논란이 예고된다.

제주도는 성산일출봉 암벽면에 축구장 크기(가로 120m, 세로 80m) 크기의 '암벽 스크린'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또 대형 암벽스크린 운영을 위해 성산일출봉 매표소 인근 토지에 '함체형 컨테이너'(넓이 6m, 폭 3m, 높이 5m)를 갖다 놓고 영상프로젝트 9대와 스피커 4대를 설치한다.

총사업비는 40억400만원.

이 암벽 스크린에 성산일출봉 생성과정 등을 주제로 한 영상미디어를 상영, 야간 볼거리 제공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이 목적이다.

이 사업의 시작은 지난 2019년 10월 제주도지사와 지역주민과의 대화에서 주민들이 건의하면서다. 

이후 제주도는 2020년 3월 지역주민과 지역구 도의원 등이 참여한 간담회를 진행한데 이어 4월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또 '성산일출봉 영상미디어 시스템 구축 기본설계 및 타당성 용역'을 지난해 6월 발주, 올해 1월 완료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성산일출봉은 물론 인근 생태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상 프로젝터 1대에서 나온 빛의 밝기가 75w 백열등 1개에서 나오는 빛의 밝기(900~1000루멘)보다 37배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성산일출봉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이자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323-7호인 '매' 서식지로 알려졌다.

문화재청도 이 같은 이유로 지난 6월 제주도가 신청한 '성산일출봉 천연보호구역 문화재 현상변경'을 불허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제주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에 의뢰, 사업 경제성을 정밀 검토하고 환경적인 문제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는 "성산일출봉 암벽에 서식하는 동.식물들이 강한 빛에 주기적으로 노출되면 악영향을 받게 된다"고 "제주도정이 아무런 생각없이 사업을 발상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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