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보수장 보란 듯 北 미사일 도발…"협상력 극대화 노려"

합참 "북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 발사"…SLBM 가능성
전문가 "한미 급박하게 움직이지만, 北이 원하는 얘기 없다는 것"

 

북한이 19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같은 날 서울에서 한미일 정보수장이 비공개 회동을 가진다는 점에서 의도성이 짙다는 관측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19일 "이날 오전 10시17분쯤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것을 탐지했다"며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신포는 북한 해군의 잠수함기지가 있는 곳이다.

최근 북한은 '이중기준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자위력 강화' 목적의 자신들의 군사 활동을 도발로 규정하지 말라는 얘기다.

대표적으로 북한은 지난달 15일 우리 군 당국이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관한 가운데 SLBM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내세워 반발했다.

김 부부장은 같은 날 담화를 통해 문 대통령이 "미사일 전력 증강이야말로 북한 도발에 대한 확실한 억지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문제시하며 "대통령이 기자들 따위나 함부로 쓰는 '도발'이라는 말을 망탕 따라하고 있는 데 대해 매우 큰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SLBM 발사가 '국방중기계획'에 따른 정상적인 활동이라면, 자신들의 탄도미사일 발사도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정상적이며 자위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전날 한미 북핵대표 협의에 이어 서울에서 이날 한미일 정보수장 회의가 열리는 이른 바 '안보·외교 빅 이벤트' 시점에 감행됐다.

정부 소시통에 따르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다키자와 히로아키 일본 내각 정보관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로 만나 회의를 한다.

이들은 무력시위를 비롯해 '이중기준·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는 북한의 최근 행보를 집중 분석할 예정이다.

또한 북한과의 대화 재개 방안과 대북 인도적 지원 방안,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얘기가 오갈 수 있다는 평가다.

동시에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는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가 열렸다.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의 외교를 모색할 것", "대북 적대 의도 없어", "전제조건 없이 만나는데 열려 있다"는 대북 유화 메시지를 발신했다.

일련의 상황에서 북한의 이번 무력시위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아울러 일부에서는 '한미 외교 일정'에 맞춰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며 이는 향후 북미 협상 재개 시 협상력 제고 목적이 담겨있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또한 한미가 대북 인도적 지원을 비롯해 종전선언 등을 논의하고 있지만 북한이 원하는 내용이 없다는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측면도 있다는 관측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금 한미가 굉장히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거기에 북한이 원하는 얘기가 담겨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아울러 북한은 한국 또는 미국이 '양보의 국면'을 보이면 더 몰아붙이는 행보, 즉 '벼랑 끝 전술'을 통해 협상력을 높이려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왔다"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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