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부모님 뵙고는 와야죠"…'나홀로 귀성길' 오른 시민들

설연휴 하루 앞둔 수원역 가보니 가족단위 귀성 풍경 '옛말'

"가더라도 '코로나 명절' 피해서" "올해는 선물로 마음 전해"

 "아무래도 여러 사람이 모이면 좀 그렇잖나요. 주변 눈치도 있고…. 그래도 얼굴은 뵙고 와야겠다 생각에 이렇게 혼자 나섰습니다."


설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수원역 대합실에서 만난 김모씨(40대·회사원)는 "이번 설에는 저 혼자 내려간다"며 "아내와 애들은 집에서 보내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님이 전립선암으로 치료 받고 계셔서 건강도 챙겨야 하고…"라고 말하며 승강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손에는 금색 보자기로 싼 선물 꾸러미가 들려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명절 귀성 풍경도 변화시켰다.

예전에는 가족단위 이동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날 수원역에는 나홀로 귀성객이 많았다. 설을 코앞에 둔 상황이었지만 붐비는 모습도 없었다.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대전으로 향한다는 한 남성도 "제가 외아들이라 꼭 가야해서 아들만 데리고 간다"며 "어머님은 내려오지 말라고 하시는데, 정말 안가면 섭섭해 하실 것 같아 하루라도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고 오려 한다"고 말했다.

수원역 관계자는 "올 설은 주로 한 분 내지 두 분씩 표를 예매하신 분들이 늘었다"며 "5인이상 모임금지 행정명령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코레인 관계자는 "현재 창측 자리만 발매하고 있는데 대부분 비대면 인터넷 예매를 하셔서, 대가족이 이동하는지 여부는 파악이 쉽지 않다"며 "다만, 설 귀성길 예매율의 경우 지난해의 비해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는 상황이긴 하다"고 설명했다.

민족 대명절 설을 앞둔 9일 오전 서울 송파우체국에서 집배원 등 직원들이 택배를 분류하고 있다. 2021.2.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번 설에 고향에 가지 않는 대신 선물로 마음을 대신했다는 이들도 많았다.

수원시청 공무원 A씨는 "제가 공직자인 것도 있지만, 우리 식구 다 내려가면 5인이상 집합금지에 위배된다. 그래서 과감하게 올해는 움직이지 않기로 했다"며 "대신 용돈 따로 부쳐드리고, 택배로 건강식품도 보냈다"고 말했다.

실제 수원의 한 대형 백화점에 따르면 이번 설 택배 배송량은 지난 추석에 비해 15% 가량 증가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추석때도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던 상황이었지만 그보다 더 많은 인원이 명절 귀성 대신 선물로 마음을 대신한 것 같다"고 했다.

명절기간 형제자매가 번갈아 다녀오기로 하거나 사전에 미리 고향집에 다녀온 경우도 있었다.

화성시 거주 50대는 "청주에 홀어머니가 계신다. 내일 우리 식구 먼저 내려갔다 오고, 12일에는 동생 내외가 가기로 했다"며 "그럴 일도 없겠지만, 혹여 신고라도 당하면 불편해질 수 있지 않겠냐"고 귀성 계획을 밝혔다.

화성시청 인근 건설업체 직원은 "경주가 고향인데, 지난 주말에 이미 다녀왔다"며 "식당 이용 시 위험할 수도 있어서 음식도 미리 준비해갔다. 교통 체증도 없고 오히려 더 좋았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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