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원가예금 쌓이고 금리 오르고…은행권 하반기 역대급 실적 예고

5대은행 요구불예금 전년말/뉴스1비 11%↑…이자마진에 기여

3분기 4대 금융지주 실적 추정치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

 

올해 상반기 은행권 호실적의 주요 요인 중 하나였던 저원가성 요구불 예금이 하반기에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금리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 올해 은행권이 역대급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요구불 예금이란 정기예금과 달리 입금과 인출이 자유로운 예금을 말한다. 입출식 통장이 대표적인 요구불 예금 상품이다. 유동성이 높은 대신 연 0.1%대로 금리가 매우 낮은 게 특징이다. 은행의 수익성에 보탬을 주는 저원가성 예금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9월말 기준 저원가성(요구불+MMDA) 예금은 774조3926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10.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말 758조3411억원과 비교하면 2.1% 늘어난 수치다.

하반기 들어 주식시장과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 대기성 자금이 쌓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증시나 암호화폐 등 자산시장 부진으로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 예금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하반기 첫 영업일인 7월 1일 69조1000억원이었던 증권사 투자자예탁금은 9월 9일 61조원까지 줄었다가 9월말엔 68조3000억원으로 회복된 뒤 지난 14일 65조5000억원으로 다시 감소했다. 암호화폐 정보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 71억1000만달러였던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대 암호화폐 거래소의 거래량은 9월말 13.2% 떨어진 61억7332만달러로 집계됐다.

저원가성 예금이 크게 늘어난 만큼, 은행권 순이자마진(NIM)도 상반기와 비교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상반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지난해 말 대비 0.02~0.13%p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4개 은행의 요구불 예금은 562조4899억원에서 607조9427억원으로 8% 증가했다.

대출 금리도 오르고 있어 순이자마진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1월말 연 2.68~4.32%에서 9월말 3.13~4.21%로 하단이 0.45%p 상승했다. 신규 코픽스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1월말 연 2.65~4.08%에서 2.98~4.53%로 증가했다.

은행권 신용대출의 기준금리로 사용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는 1월말 연 0.890%에서 9월말 1.419%까지 올랐다. 6월말 연 1.236%와 비교하면 0.183%p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0.994%에서 1.593%으로 올랐다. 특히 지난 13일엔 연 1.824%까지 상승했다. 이는 최근 2년 중 최고치다. 미국 등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진데다 한국은행의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유력해진데 따른 것이다.

시장에선 은행권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낼 것이라 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신규 대출 취급이 어렵지만 이미 대출 잔액이 한계치까지 늘어난 상황이라 이자이익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출 총량 조절을 위한 가산금리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점, 저원가성 수신 비중이 확대되는 점은 은행 순이자이익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3조8698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9% 늘어난 수치다. 오는 21일 KB금융을 시작으로 각 금융지주는 3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자산이 줄지 않는 한 은행권의 이자이익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내년에도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등 시장금리 상승 요인이 있어 은행권 실적은 계속해서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