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4년전 트럼프에 선물한 모피·상아 알고보니 '가짜'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증정한 호피 옷이 나중에 가짜로 판명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전 행정부가 외국 지도자 및 외국 정부와 받은 선물 관리 상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7년 사우디를 처음 방문했을 때 사우디 왕실은 무려 80여개의 선물을 건넸다. 그중에는 백호와 치타 털로 만든 모피 의류가 있었다.

당시 백악관 변호사들은 만일 호피가 진짜라면 환경보호법인 멸종위기종 보호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음을 경고했다.

그런데도 백악관은 이 호피 의류의 존재를 신고하지 않고 약 4년 동안 존재를 감췄다. 이 호피 의류가 미 연방총무청(GSA)에 이관된 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무렵인 올해 1월19일이었다.

NYT는 호피 의류의 존재를 파악한 뒤 GSA에 관련 사항을 문의했고, 이 기관은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USFWS)에 이 의류의 분석을 맡겼다.

그 결과 이 호피 의류는 염색으로 만든 모조품인 것으로 판명됐다. 타일러 체리 내무부 대변인은 "야생동물 조사관들과 특수 요원들은 이 의류의 안감이 호랑이와 치타 문양을 모방하기 위해 염색했으며 보호종으로 구성돼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조사관들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우디로부터 받은 상아 단검 또한 모조품이었음을 밝혀냈다. 상아로 된 손잡이에 동물의 뼈 성분이 섞여 있었던 것이다.

이 밖에도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에는 외국으로부터 받은 선물이 잘 관리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올해 초 정권이 교체되면서 국무부 금고에서 최소 20가지의 선물이 분실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5800달러짜리 일본산 위스키가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취소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외국 정상들에게 증정하려던 선물들을 행정부 관계자들이 훔쳐갔는지 여부도 조사 중에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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