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성장과 분배 선순환 위해 정책 총동원"…첫 국회 연설

일본의 제100대 총리로 새로 취임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첫 국회 연설에서 핵심 정책인 '새로운 자본주의'의 실현을 재차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과 부의 분배에 의해 중산층을 확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8일 기시다 총리는 이날 임시국회에서 당면 국정 현안에 대한 정부 방침을 설명하는 소신표명 연설(所信表明演説) 자리를 가졌다. 일본 총리는 임시국회 혹은 중의원 선거 이후 특별국회에서 자신의 국정 방침에 관해 설명하는데, 기시다 총리는 이번이 첫 주요 국회 연설이어서 현지에서도 주목했다.

기시다 총리는 새로운 자본주의를 설명하면서 "신자유주의적 정책은 부익부 빈익빈의 심각한 분열을 낳았다는 폐단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정책을 총동원하겠다"며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사회 개척'이라는 두 개념을 바탕으로 '새로운 자본주의'를 실현시키자고 호소했다.

이어 새로운 자본주의를 실현해 가는 수레의 두 바퀴는 성장 전략과 분배 전략이라면서 성장 전략으로는 △과학기술 투자 △지방 활성화 △경제안보 △100세 시대 불안 해소를, 분배 전략으로는 △일하는 사람에게 분배 기능 강화 △중산층 확대 및 저출산 대책 △간호, 간병, 보육업계 소득 증가 △재정 단년도주의의 폐해 시정 등을 제시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소신표명의 세 축으로 새로운 자본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외교·안보를 꼽았다. 코로나19 대응은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백신 2차 접종은 물론 3차 접종까지 실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구용(먹는 알약) 치료제의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또 코로나19로 영향을 받은 사업자에 지역과 업종을 제한하지 않고 사업 규모에 따라 지원금을 지급하고 비정규직 사원이나 육아 세대 등에게 급부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국가안전보장전략과 방위대강, 중위방위력정비계획 개정 의지를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전수방위 원칙 위반 논란을 빚고 있는 적 기지 공격 능력의 보유를 염두에 두고"해상 보안능력과 더 효과적인 조치를 포함한 미사일 방어 능력 등 방위력 강화와 경제 안전보장 등 새로운 시대 과제에 과감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은 중요한 나라"라면서 "다시 건전한 관계로 돌아가기 위해서도 우리의 일관된 입장을 바탕으로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10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첫 소신표명 연설을 했을 때는 "한국은 매우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했는데 '매우(極めて)'란 표현이 빠졌다. 전임 아베·스가 총리에 이어 기시다 총리도 한일 갈등 현안과 관련해 일본 측이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내놓도록 압박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며 냉각된 한일관계는 좀처럼 해결을 보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기시다 총리는 이날 6900자의 연설문에서 외교·안보 관련한 내용을 말하면서 한국은 맨 마지막에 단 두 문장만 남기는 데 그쳤다. 이는 한국 관련 현안은 일본의 우선순위에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면서도 북일 평양선언(2002년)에 따라 납치, 핵, 미사일 등 여러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불행한 과거를 청산해 북일 국교정상화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는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모든 납북자의 조속한 귀국을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 저 자신도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직접 만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가 북한과 해결해야 할 과제로 언급한 납치, 핵, 미사일 문제는 어느 것 하나 해결이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북한이 양국 사이에 놓인 현안을 해결하려는 일본에 전혀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기시다 총재가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기시다 총리는 중국에 대해선 "안정적인 관계 구축이 양국 그리고 지역 및 국제사회를 위해 중요하다.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과 제휴하면서 중국에 대해서 주장해야 할 것은 주장해 책임있는 행동을 강하게 요구하는 것과 동시에 대화를 계속해 공통의 과제에 대해 협력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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