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판도라' 유동규 휴대폰 찾고 수사 속도내는 경찰
- 21-10-09
경찰은 당초 같은 사안을 수사하는 검찰에 밀려 진척도면에서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을 받았으나, 검찰이 놓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하면서 수사에 탄력이 붙었다.
9일 사정기관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7일 확보한 유 전 본부장 휴대전화의 사용 기록과 그 안에 담긴 정보 분석에 나서는 한편, 8일에는 천화동인 1호 이한성 대표와 '50억 퇴직금' 곽상도 전 의원 아들 곽병채씨,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 사업가 이모씨 등 대장동 사건 주요 인물을 동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이 대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가 17대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했던 인물이다.
천화동인 1호는 대장동 개발에 1억465만원을 출자해 1208억원의 배당금을 챙긴 곳으로, 금융정보분석원(FIU)이 포착한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와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 간 수상한 자금흐름과도 관련이 깊다.
일각에서는 유동규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경찰은 이 대표를 상대로 10시간이 넘는 조사를 했다. 이 대표는 경찰 출석에 앞서 배당금이 정치 후원금으로 쓰였다는 의혹이 있다는 취재진의 말에 "그건 말이 안 된다"고 답했다. 천화동인 1호가 2019년 10월 62억원에 매입한 분당구 운중동 타운하우스에 대해서는 "직접 계약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차단했다.
곽 전 의원 아들 곽씨도 이 대표와 비슷한 시각 피고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7시간여 조사를 받았다.
곽씨는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해 올해 3월 대리로 퇴직했다. 그는 세전 기준 월 230만~380만원 수준의 급여를 받았는데, 퇴직하면서 위로금 등 명목으로 퇴직금 50억원을 받았다. 세금을 제외한 실수령액은 28억원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난 퇴직금을 두고 정치권에선 대가성 뇌물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곽씨는 의혹이 불거지자 입장문을 통해 "회사가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된 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선 "회사가 먼저 거액의 성과급을 제안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곽씨는 "제가 몸이 많이 안 좋아서 회사에 퇴사 의사를 밝히니 (회사가) 성과급 관련된 부분을 다시 변경할 게 있다고 했다"며 "저는 (먼저)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퇴직금 명목의 50억원이 사실상 곽 의원에 대한 뇌물이 아니냐는 지적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이한성 대표는 지난달 30일, 곽씨는 지난 1일 각각 피의자신분 전환과 함께 출국금지조치됐다.
아들의 퇴직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자 곽 전 의원은 지난달 26일 국민의힘을 탈당했으며, 지난 2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박 전 특검의 인척이자 분양대행사 대표 이씨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씨로부터 100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자금은 김씨가 화천대유에서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빌린 473억원의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씨와의 돈거래는 법적으로 문제될 부분이 전혀 없고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조사시 상세히 소명하겠다"고 입장문을 냈다. 사업상 돈거래였다는 해명이다.
박 전 특검도 "언론에 보도된 분양업자 이씨는 촌수를 계산하기 어려운 먼 친척이지만 이씨가 김만배씨로부터 돈을 수수하거나 그들 사이의 거래에 대해 관여한 사실이 없고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박 전 특검은 2014년 1~2월 이씨가 대표로 있던 코스닥 상장사 A사의 사외이사로 재직한 바 있으며, 박 전 특검의 아들도 이씨의 또다른 회사에서 2015년 1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약 3개월간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때문에 100억원의 최종 목적지가 박 전 특검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진행사항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해 제기된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지난 5일 '유동규의 옛 휴대전화를 보관하고 있는 자를 증거은닉 혐의로, 압수수색 중 창밖으로 던진 새 휴대전화를 가져간 성명불상자를 점유이탈물 횡령 및 증거은닉 혐의로 처벌해 달라'는 고발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은 유 전 본부장 주거지 주변 CCTV 분석을 통해 휴대전화를 가져간 사람을 특정한 뒤 압수에 성공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수사와 관련해 검찰과 적극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뉴스포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