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드론으로 적 탐지·사격·자폭까지…최강 '아미타이거' 현장

지능화·기동화·네트워크화 3가지 특성…전장서 아군 생존율 높여

 

"여기는 백두산 건물 뒤편에 적 2명 1개 소대 규모 화력지원 바람."

육군에서 운용하는 손바닥만 한 크기의 '초소형드론'이 은밀하게 건물 내에서 은폐·엄폐를 하고 있는 적의 위치와 수를 탐지하고 아군에 관련 정보를 전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육안으로 식별이 어려운 특성을 십분 활용한 것이다.

그러자 K-2소총을 장착한 '소총사격드론'이 적에게 일제히 사격을 가했고 '자폭드론'은 아군 드론의 총격이 닿지 않는 곳에 투입돼 적군에게 '1차 피해'를 입혔다.

육군은 지난 16일 강원도 인제군에 있는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에서 국방부 출입기자단에게 첨단기술을 접목한 최상위 전투체계 '아미타이거 4.0'(Army TIGER 4.0)을 시연했다.

드론봇 전투체계의 '네트워크화'가 돋보이는 순간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실제 전장에서도 아군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육군에 따르면 현재 보병대대와 비교 시 표적 식별능력이 3~5배 향상됐다고 한다.

Army TIGER 4.0 전투실험에 투입된 첨단 전력들이 전시되어 있다.(육군 제공)© 뉴스1


특히 비슷한 시간 '지뢰탐지드론'은 아군이 육로로 진입하기 전, 적이 매설해 놓은 지뢰를 파악해 사전 철거를 요청했다. 아군이 육상으로 일단 진입했으면 피해를 입을 수 있었다 생각하니 아찔하기도 했다.

이윽고 땅을 갈아엎을 수 있고 굴삭팔 등을 장착해 지뢰·낙석·복합장애물 등을 개척할 수 있는 '장애물개척전차'가 굉음을 내뿜으며 현장에 투입됐다. 장애물개척전차는 무지막지한 힘으로 적들이 막아놓은 승용차를 옆으로 밀어버리고 철조망 등을 제거했다.

이후 적이 포진된 위치 근처에 연막탄이 뿌려졌고 M60기관총을 장착한 '다목적무인차량'이 빠른 속도로 진입했다. 무인차량은 옥상에서 추가로 식별된 적군을 향해 총격을 가했고 동시에 K808 '차륜형장갑차'가 투입돼 1개 소대를 현장에 내렸다.

Army TIGER 4.0 전투실험 현장에서 워리어플랫폼을 착용한 전투원들이 K808 차륜형장갑차에서 하차한 후 적진으로 진입하고 있다.(육군 제공)© 뉴스1


33종의 첨단 전투피복과 전투장비로 구성된 '워리어플랫폼'을 장착한 아군들은 재빨리 건물 내로 진입해 이미 드론봇의 공격으로 1차 피해를 입은 적군을 일망타진했다.

이 모든 상황은 아군이 작전 수행 중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는 대대 지휘소에 실시간으로 전달됐다.

아미타이거 4.0의 '지능화'와 '기동화', 네트워크화가 접목된 이번 시연에는 현재 육군이 전력화했거나 전력화를 위해 전투실험 중인 21종 57대의 첨단전력이 투입됐다.

육군은 작년부터 과학화전투훈련단에서 보병대대와 보병여단을 대상으로 지휘통제·정보·화력·기동 분야의 전투기능과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작전운용성능 검증을 위한 아미타이거 4.0 전투실험을 이어오고 있다.

Army TIGER 4.0 전투실험 현장에서 워리어플랫폼을 착용한 전투원들이 건물 내 적을 소탕하기 위한 작전을 하고 있다.(육군 제공)© 뉴스1


육군은 오는 2023년까지 전투실험을 마치고 2024년과 2025년에는 차륜형장갑차 2개 대대 규모를 시험 운용한 후 사·여단급 부대를 대상으로 아미타이거 4.0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며 미래 지상전력을 보강할 계획이다.

한편 전투 시연이 종료된 후 기자단은 워리어플랫폼을 착용하고 '공격조'와 '수비조'로 나눠 가상 시가전을 치렀다.

레이저 발사기와 감지기를 이용해 실제 교전을 경험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는 '마일즈 장비'를 통해 누가 몇 명을 사살했는지, 또한 본인이 적군의 총격에 피해를 입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워리어플랫폼 중 조준경과 확대경, 표적지시기를 장착한 K2C1 소총과 관련 장비를 부착하지 않은 채로 사격을 실시해보는 비교체험 시간을 가졌다.

지난 16일 강원도 인제군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에서 '워리어플랫폼'을 모두 착용한 한 장병의 모습.2021.9.16/뉴스1ⓒNews1 노민호 기자© 뉴스1


기존 가늠자와 가늠쇠로 사격을 했을 때 탄착군이 흩어져 있었던 반면, 워리어플랫폼을 통한 사격은 탄착군이 집중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레이저가 나가는 표적지시기를 활용해서는 총의 개머리판을 견착하지 않은 지향자세로도 명중률을 높일 수 있다는 걸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이는 전시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적을 맞닥뜨렸을 때 적보다 빠른 대응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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