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데타 8개월…‘피의 내전‘ 격화되나

민간인 사망자만 1000명 넘어…군부는 임시정부 발표
미얀마 민주진영, 군부에 선전 포고…사실상 내전 돌입

 

수많은 사람들이 지지했던 미얀마 문민정부는 5년만에 힘없이 무너졌다.

지난 2월1일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했다. 지난해 총선을 통해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가 476석 가운데 396석을 획득해 단독정부 구성에 성공하며 미얀마의 민주주의가 일상이 될 줄 알았던 수많은 사람들의 기대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수치 여사와 윈 민 대통령은 구금됐고 민 아웅 흘라잉 군 총사령관은 강제로 권력을 장악했다. 이후 민주화라는 일상을 되찾기 위한 수많은 시민들의 저항이 이어졌다. 

그로부터 7개월이 지난 현재.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잇따랐지만 현재 미얀마의 상황은 그들의 희생에 대한 어떠한 보상도 해주지 못하고 있다. 

◇민간인 사망자만 1000명 넘어

흘라잉이 이끄는 군부는 지난 2월 수치 여사를 감금하면서 정권을 장악했다. 이후 미얀마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졌지만 군과 경찰 등을 동원에 이들은 탄압했고, 이 과정에서 사망자가 속출해 국제 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현지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를 인용해 지난달 18일 6개월 간 쿠데타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가 1000명이 넘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현지 매체인 이와라디에 따르면 미얀마에선 많은 청년들이 무기를 들고 군부의 강경 탄압에 맞서면서 지난 수개월 동안 민간인 무장 저항이 산발적으로 벌어졌다. 

동시에, 카친과 카렌주에 있는 소수민족 무장세력은 민주진영과 연대해 군부를 상대로 공세를 강화했다. 이들 무장 세력은 청년들에게 무기를 제공하고 군사 훈련을 시키기도 했다. 

수치가 소속된 미얀마 전국민주연맹 소속 의원들은 지난 4월16일 '국민통합정부(NUG)'를 출범하고 군부로부터 민간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인민방위군' 창설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NUG는 각지에 흩어져 있는 무장단체들을 규합해 군부에 제대로 저항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 과도 정부 발표…수치 여사 감금된 채 재판 진행

많은 역경에도 미얀마 내 시위는 지속되고 있지만 군부는 처음 정권을 잡았을 때의 약속도 지키지 않는 등 아랑곳 하지 않고 있다. 

CNN에 따르면 흘라잉 총사령관은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6개월만에 자신이 임시정부 총리직을 맡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발표는 군부가 장기집권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군부는 지난 2월 수치 여사를 구금했을 당시 비상통치 기간을 당초 1년이라고 약속했지만, 이번 발표로 총선은 군부가 약속했던 일정보다 1년 6개월 더 연장됐다.

미얀마에서는 또한 군부의 발표대로 총선이 2023년 8월 내에 치러질지 여부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운동가 신자르 슌레이는 "군부가 국제사회와 유엔마저 속이려 하고 있다"며 "미얀마에서 1962년과 1988년 쿠데타를 경험한 사람들은 그들의 '로드맵'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쿠데타 이후 구금된 수치 여사의 재판은 진행중이다. 미얀마 군부는 수치 여사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했고 그는 수도 네피도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수치 여사측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13일 수치 여사가 차멀미로 인한 어지럼증으로 법정에 불출석 했다고 전했다.

◇군부 비판하는 국제사회, 중국은 지지 선언

국제 사회는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장악한 이후 꾸준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흘라잉 총사령관의 총리직 '셀프 취임' 이후 수많은 비난이 쏟아졌다. 

미 국무부 고위 관리는 미얀마 군부의 '2년 내 선거 계획'은 시간을 끌기 위한 노력이라며, 아세안 국가들이 노력을 강화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도미니크 라브 영국 외무장관 역시 "국가 비상사태를 연장하기로 한 군부의 결정은 정당하지 않으며 이는 그들이 비민주적인 권력 장악을 확고히 하기 위한 노골적인 시도"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군부는 미얀마 국민의 민주주의 결의를 존중하고 선출된 정부에게 통치권을 돌려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일부 경제적 제재 이외에는 미얀마 상황에 직접적으로 개입 하지는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중국만은 미얀마 군부를 지지하며 힘을 실어줬다.

중국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쑨궈샹 특사가 미얀마의 초청으로 8월21~28일 미얀마를 방문했다"며 "중국의 미얀마에 대한 우호 정책은 미얀마 전체 국민을 향하고 있으며, 미얀마 각당·각파가 인민의 장기적인 이익에서 출발하기를 주장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외부의 부당한 개입이 반대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미얀마가 조속한 시일 내에 국가 사회 안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미얀마 민주진영 군부에 선전 포고…사실상 내전 돌입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미얀마 민주진영은 쿠데타 7개월만에 군부에 전쟁을 선포했다.

이와라디에 따르면 국민통합정부(NUG) 두와 라시 라 대통령 대행은 지난 6일 대국민 연설에서 "민 아웅 흘라잉이 이끄는 군 테러리스트 통치에 반기를 들 것"이라며 미얀마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라시 라 대통령은 대행은 "그것은 이 나라가 민간에 의해 통치가 재개될 때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권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에게 퇴직할 것을 촉구하며 국민들에게 여행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라시 라 대통령 대행은 NUG 산하 시민방위군(PDF)에 모든 군사정권의 통치 기구들을 목표로 삼으라고 촉구했다. 이어 소수 민족 무장조직(EAOs)들도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쿠데타 세력을 공격할 것을 요구했다. 

NUG의 이번 무장 투쟁 선언은 지난 2월 초 군부 세력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억류하고 쿠데타를 벌인 지 약 7개월 만에 나왔다. NUG는 군부를 '군 테러리스트'라고 칭하며 정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군부는 성명을 통해 미얀마 민주진영이 전쟁을 선포한 이후 지난 17일  양곤주 캬안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사제 폭탄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두 집단이 발포했고, 보안군이 상처를 입었다고 전했다. 

이제는 너무나 당연해져버린 민주화를 꿈꾸는 수많은 사람들의 염원이 미얀마에서는 사실상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군부 정권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향후 미얀마에서 더 많은 피를 보는 것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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