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변 우라늄 생산시설 증설 정황… '레드라인' 넘을까?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시설을 확장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최근 연이은 도발에 이어진 정황으로 북한이 곧 미국의 '레드라인'을 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3일과 이달 1·14일 영변 핵시설 일대를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시설 내 우라늄 농축공장 건물 주변에서 모종의 변화가 감지됐다. 미국 CNN 방송은 미국 정부 당국자들도 이를 인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 전개가 무기급 우라늄의 증산 계획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8년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대북 제재 사안에 해당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와 핵실험 중단을 선언(모라토리엄)했다.

2019년 2월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비핵화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북한은 이후 이에 대한 무력시위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하는 행동을 했지만 '모라토리엄'을 깨는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미국도 이를 '레드라인(한계점)'으로 삼고 다른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해서는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 당시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인 지난 3월과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미국은 '경고' 차원의 대응만 했을 뿐 다른 대응은 없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연이은 행보는 곧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기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7월 초부터 북한 영변핵시설의 재가동 정황이 포착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1~12일 북한은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했고, 15일 열차형 이동식 발사대(TEL)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했다.

이처럼 북한은 최근 군사행보를 통해 한반도 긴장 수위를 높여왔다. 게다가 핵무기 원료가 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시설을 확장하는 정황이 밝혀져 미국도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조건 없는 대화'만을 촉구하며 상황관리에 나선 모습이었다. 그러나 대북 인도적 지원 등 북한이 호응하지 않는 사업들만 추진하면서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2.0'이라고 평가돼 왔다.

이와는 달리 북한은 미국의 선(先)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며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대북제재 일시적 완화 등을 요구해 왔다. 해당 조건들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북한이 본격적인 무력시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와 같은 패턴이 과거에도 반복됐기 때문에 북한의 도발 이후 북미대화의 '메커니즘'이 얼마나 잘 작동할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서로에게 책임만을 떠넘기며 협상에서 양보하지 않을 걸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위성락 전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미국으로선 북한 문제가 현안이 되지 않길 바래왔는데 북한 도발이 심화된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도발 후에 협상에 나선다면 과거와 같은 패턴으로 생산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이 도발하기 전에 대책을 강구해서 협상으로 이끌었어야 했다"면서 "현재 예상되는 국면은 지난번의 패턴과 크게 다르지 않아 과연 도발할때까지 가만히 있는 식의 대처가 바람직한지 의문이된다"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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