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임기 마지막 유엔총회 참석 방미 키워드…'BTS·평화·백신·유해'

BTS와 손잡고 'SDG 모먼트' 참석…슬로베니아·베트남 등 정상회담
유엔총회 연설 '그래도 평화' 방점…화이자CEO 접견·유해 인수식

 

문재인 대통령이 19일(이하 현지시간) 임기 마지막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방미(訪美)한다. 문 대통령은 이로써 지난해 제75차 유엔총회에 화상으로 참석한 것을 포함해 취임 후 5년 연속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하게 됐다.

23일까지 3박5일간 이어지는 방미 일정 중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 등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후위기와 같은 글로벌 위기 극복에 대한 국제협력을 강조할 예정이다. 또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전망이다.

전 세계적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대한민국 출신 가수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유엔 행사에 참여하는 한편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와 만나는 등 백신외교도 진행된다. 문 대통령은 21일 뉴욕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하와이 호놀룰루로 이동해 이튿날(22일)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 등의 행사를 소화한다.

◇BTS와 손잡고 유엔 행사 참석…슬로베니아 등 회담

19일 뉴욕에 도착하는 문 대통령은 다음날(20일) 방미 첫 일정으로 'SDG(지속가능발전목표) 모먼트'에 참석한다. 'SDG 모먼트(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행사는 국제사회의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을 위한 유엔의 연례행사로, 문 대통령은 개회식에 초청된 유일한 국가 정상이다.

문 대통령은 이 행사에 세계무대에서 케이팝(K-팝)을 이끌고 있는 BTS와 함께 참석한다. 앞서 문 대통령은 BTS를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로 임명했다. 문 대통령은 BTS와 함께 기후변화와 빈곤 등 국제사회가 직면한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와 협력에 대해 강조하고 이를 위한 미래세대의 동참도 호소할 예정이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 양자회담 일정들도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보루트 파호르 슬로베니아 대통령,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주석 등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파호르 대통령과의 회담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두 번째이자, 내년 양국 수교 30주년을 앞둔 가운데 슬로베니아가 올해 중 주한대사관 개설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열린다.

청와대는 올해 하반기 유럽연합(EU) 의장국을 맡아 역할하고 있는 슬로베니아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푹 주석과의 회담은 2018년 문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 이후 베트남과 대면으로 여는 첫 정상회담이다. 올해 4월 푹 주석 취임 후 양 정상 간 첫 대면회담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슬로베니아와 마찬가지로 내년에 우리와 수교 30주년을 맞는 베트남과 교역·투자, 보건,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베트남은 우리 정부 신남방정책의 주요 파트너이기도 하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문 대통령과 구테흐스 총장 간 면담은 이번이 6번째로, 기후변화, 지속가능발전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구축 노력에 대한 구테흐스 총장의 지지가 다시금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나 한미정상회담은 진행되지 않을 예정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위해 뉴욕을 방문하지만 체류시간이 짧은데다 또 정상회담을 갖더라도 아직 회담을 갖지 못한 정상에 집중한다고 알려진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당시 회담에서 논의한 양국 협력 사안들에 있어 후속 조치들이 진행되고 있다.

◇유엔총회 연설 '그래도 평화'…美 ABC 방송과 인터뷰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내놓을 메시지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브라질, 미국 등에 이어 14번째로 연설 일정이 잡혀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를 자신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구상을 설파하고 그에 대한 지지를 얻는 무대로 활용해왔다.

문 대통령은 이에 따라 임기 첫해인 2017년에는 남북관계 경색 상황 속에서도 북한을 향해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는다"며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했다. 이어 한반도 신경제지도, 신북방경제비전에 대한 비전을 밝히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북한과 함께 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2018년에는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여한 것은 물론 4·5·9월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같은 해 6월 1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토대로 종전선언에 대한 바람을 밝혔다. 그러면서 동아시아철도공동체의 본격 추진을 거론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위태롭게 진행됐던 2019년에도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를 풀기 위한 3원칙(전쟁불용·상호 안전보장·공동번영)을 거론하며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을 제시했다.

2020년에는 남북·북미접촉이 사실상 교착상태에 놓인 것에 대해 "한반도 평화는 아직 미완성 상태에 있고 희망 가득했던 변화도 중단돼 있다"고 하면서도 "한국은 대화를 이어나갈 것"이라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남과 북은 산과 강, 바다가 공유된 생명공동체"라며 북한을 포함해 중국과 일본, 몽골 등이 함께 하는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를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때 다시 한 번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올해 유엔총회 연설 또한 남북·북미관계가 제자리걸음인 상황 속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인해 지난해 수준의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 대통령은 올해 남북한 유엔 가입 30주년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거듭 북한을 향한 한반도 평화의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남북한 유엔 가입 30주년이었던 지난 1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구축을 위해서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이번 기조연설에서는 코로나19, 기후변화 등 글로벌 위기 극복과 포용적 회복을 위한 우리 정부의 비전과 정책이 설명되고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이 강조될 것"이라며 "또 유엔 가입 30주년을 맞이해 향후 국제평화와 번영을 위한 우리나라의 역할과 기여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 남북 간 유의미한 접촉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7일에 김성 주유엔대사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 후 미국 현지 ABC 방송과의 인터뷰도 예정돼 있다. 이 자리에서는 이번 유엔총회 주요 의제인 기후변화, 팬데믹 극복, 미래세대와의 소통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화이자CEO 접견 등 백신외교…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에서 백신외교에도 나선다.

21일 불라 화이자 CEO와 접견을 갖고 그간의 백신 공급에 대해 사의를 표하는 한편 내년도 백신의 안정적 공급을 당부할 예정이다. 이로써 문 대통령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AZ), 큐어백 등 글로벌 주요 백신 회사 대표들을 모두 직접 만나게 됐다.

뒤이어 문 대통령은 한미 백신 공급망 협약 체결식에도 참석한다.

이는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미 글로벌 백신파트너십의 후속 조치로 원부자재 협력, 연구개발 협력 등을 확인하는 자리다. 청와대는 "백신 자주권 확보와 글로벌 백신 허브로의 조기 도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21일 ABC 방송과의 인터뷰를 마친 뒤에는 뉴욕을 떠나 호놀룰루로 향한다.

문 대통령은 다음날(22일) 펀치볼 국립묘지를 찾아 한국전쟁 당시 참전해준 용사들의 희생에 헌화로 경의를 표할 예정이다. 이어 독립유공자 훈장 추서식에 참석해 안정송, 김노디씨에게 훈장을 추서한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하와이에 있는 국군 전사자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고 또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를 본국으로 봉송하는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 자리한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해외에서 대통령 참석 하 열리는 인수식 행사는 최초"라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고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 대한 국가의 무한 책임 의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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