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하고 전화 '뚝' 뇌경색 80대 신고 묵살 소방관 '대응 매뉴얼 무시'

충북 충주에서 뇌경색으로 쓰러진 80대 노인이 119구급대 도움을 받지 못해 생명을 잃을 뻔한 사고는 상황실 근무 소방관이 신고자 대응 매뉴얼을 무시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뉴스1 9월15일 '119신고 묵살에 뇌경색 80대 노인 사경'보도 참조)

16일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119종합상황실 근무자는 '신고자 유형별 상황관리'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상황관리 수칙은 발음, 언어가 불분명한 노인이나 장애인, 기타 언어가 자유롭지 않은 국민이 신고했을 때 근무자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집중해 청취하도록 규정했다. 

신고 내용을 파악할 수 없을 때는 출동 지령에 필요한 최소 정보 사항만 신고자에게 묻는 방식으로 재난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또 주변에 다른 사람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만약 있다면 바꿔 달라고 해 재난 상황을 파악한다. 

접수된 신고는 사안을 불문하고 출동을 원칙으로 한다. 이후 처리는 현장 출동대 판단에 따라 이뤄진다. 

하지만 지난 6일 뇌경색으로 쓰러진 80대 노인 A씨가 신고했을 당시 상황실 근무를 했던 소방관(계급 소방위)은 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 녹취록을 살펴보면 A씨는 당일 오후 11시쯤 처음 119에 신고했다. 첫 신고는 연결되자마자 끊긴 탓에 '무응답 처리' 됐다.

곧바로 이어진 두 번째 신고는 33초가량 이어졌다. A씨가 어눌한 발음으로 A씨가 '예, 여이 ◯◯동 여하이에 시비일에 시비(주소 추정)'라고 하자 상황실 근무 소방관은 '예?'라고 되물었다.   

통화는 A씨가 '에 ◯◯동 에 시비일에 시비 에에 여런 아 아이 죽겠다 애 아이 자가만 오실래여'라고 재차 말한 직후 종료된다. 

상황실 근무 소방관이 장난·허위·오인 신고라고 판단, 전화를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소방본부는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감사에 착수했다. 과실이 드러나면 상황실 근무자를 징계위원회에 넘길 방침이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당시 근무한 소방관이 매뉴얼을 준수하지 않은 부분은 확인됐다"면서 "다만 신고 전화를 고의로 끊었는지 여부를 비롯한 전반적인 사항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A씨는 지난 6일 오후 10시쯤 충주시 소재 자택에서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이후 A씨는 119에 두 차례 도움을 요청했으나 구급대는 출동하지 않았다. 상황실 근무자가 A씨 발음이 부정확하다는 이유로 신고 접수를 하지 않은 까닭이다. 

뇌경색은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가 구음장애(발음이 어눌해지는 현상)다. 상황실 근무자는 여러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발음이 어눌하다는 이유로 긴급 신고를 묵살한 셈이다.  

결국 A씨는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방치돼 있다가 가족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치료 시기를 놓쳐 신체 일부가 마비돼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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