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붕괴참사 비위' 문흥식 구속…"증거인멸·도주 우려"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업체 선정 개입 등 혐의

영장실질심사엔 불출석…경찰 수사 속도 낼 듯

 

광주 학동 붕괴 참사와 관련한 각종 비위 혐의를 받는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장(61)이 구속됐다.

광주지법 박민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4일 문씨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문씨는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철거업체 3곳과 기반시설정비업체 1곳 등 4개 업체로부터 '학동4구역 공사업체로 선정되게 해달라'고 브로커 A씨(73)가 받은 수억대 리베이트를 나눠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문씨와 함께 금품을 받은 A씨는 앞서 구속됐다.

경찰은 문씨가 붕괴 참사가 발생한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 이전부터 해당 지역의 재개발 사업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문씨는 지난 2012년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특정 업체로부터 재개발 업체 선정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가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문씨는 학동 붕괴 참사 직후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나흘 만인 13일 미국 시애틀로 도피했다.

경찰의 계속된 설득에 문씨는 지난달 자진 귀국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돌연 입장을 바꾸고 잠적해 귀국을 차일피일 미뤘다.

그러다 3개월짜리 관광 비자가 만료된 지난 11일 인천공항으로 자진 입국했다. 경찰은 공항에서 문씨를 체포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전날 변호사법 위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 검찰이 법원에 청구했다.

이날 광주지법에서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문씨는 출석하지 않았다.

사고 이후 3개월여 간 미국에서 도피생활을 한 문씨는 '구속을 면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서면으로 문씨에 대한 구속 여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재개발조합과 관련한 비리 의혹을 캐고 있는 경찰 수사에도 본격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9일 오후 4시22분쯤 광주시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공사 현장에서는 철거 중인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은 2018년 2월 현대산업개발에서 공사를 수주한 뒤 철거작업에 들어간 곳이다.

한편 문씨는 2019년 12월부터 유지해오던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직에서 지난 5일 해임됐다. 문씨의 해임안은 참석 회원 182명 중 170명이 찬성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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