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극찬 韓 도산안창호함…"세계 최강 재래식 무장 잠수함"

美전문가 "디젤 동력원에 공기불요체계+SLBM 탑재 유일"

"핵 빼면 北 '로미오급' 개량형과 비교 불가…'게임체인저'"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재래식 무장 잠수함이다."

우리 군이 3000톤급 해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을 이용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단 소식이 전해지자 해외 전문가로부터 나온 반응이다.

미국의 잠수함 전문가 H.I. 서튼은 지난 7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 '코버트 쇼어스'와 해군 전문지 '네이벌 뉴스' 기고를 통해 우리 '도산안창호함'에 대해 "미사일 능력의 새로운 여명을 예고하는 것일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달 초 도산안창호함에서 '현무Ⅳ-4'로 명명된 SLBM을 수중 사출하는 시험에 성공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인도, 그리고 북한에 이어 세계에서 8번째로 SLBM을 개발한 나라가 됐다.

SLBM 기술은 크게 △지상 사출시험과 △바지선 등을 이용한 수중 사출시험, 그리고 △실제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3단계 시험을 거쳐 완성된다.

특히 SLBM 개발에선 '콜드론치', 즉 물속 잠수함에서 압축공기를 이용해 미사일을 수직으로 사출한 뒤 수면 위에서 로켓엔진을 점화해 목표물을 향해 날아갈 수 있도록 하는 기술 확보가 핵심이다.

지난달 13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3000톤급 해군 잠수함 1번함 '도산안창호함'(KSS-Ⅲ) 인도·인수 및 취역식이 열렸다. (해군본부 제공) 2021.8.13/뉴스1


지난달 13일 취역한 3000톤급 중형 국산 잠수함(KSS-Ⅲ·장보고-III 배치(Batch·유형)-I)) 1번함 도산안창호함엔 이 같은 SLBM 발사에 필요한 수직발사관(VLS)이 6문 장착돼 있다.

군 당국은 당초 도산안창호함에 순항미사일용 수평발사관을 장착하려 했지만, 북한이 2015년 5월 SLBM '북극성-1형'(KN-11)의 시험발사를 통해 콜드론치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도산안창호함에도 SLBM용 VLS를 설치하는 것으로 설계를 변경했다.

도산안창호함에 탑재되는 '현무 IV-4'는 사거리 500㎞의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 II-B'를 잠대지미사일로 개량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북극성' 시리즈는 우리 SLBM보다 크기가 크고 사거리도 1000㎞ 이상으로 훨씬 더 길다. 게다가 북한의 SLBM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SLBM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서튼은 SLBM이 탑재된 '도산안창호함'급 잠수함을 "새로운 무기"로 표현하며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 해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과 북한군 '로미오급' 개량형 잠수함 비교 (코버트 쇼어스 캡처) © 뉴스1


도산안창호함이 디젤엔진을 주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이른바 '재래식' 잠수함 중에선 3000톤급으로 큰 편(길이 83.5m, 폭 9.6m)에 속하는 데다, 연료전지를 이용한 공기불요추진체계(AIP)와 SLBM용 VLS를 모두 장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현존하는 전투용 잠수함 가운데 디젤엔진을 사용하면서 AIP와 VLS를 모두 장착한 건 도산안창호함이 유일하다.

중국 해군의 6600톤급 '032형'(칭급) 잠수함이 디젤 잠수함이면서 AIP와 VLS(2문)을 갖추고 있지만, 이 잠수함은 SLBM 시험용으로 만든 것이어서 처음부터 전력화를 목표로 개발한 우리 군의 도산안창호함과는 성격이 다르다.

디젤 잠수함은 기본적으로 디젤엔진을 돌려 잠수함에 실려 있는 축전지를 충전한 뒤 이 축전지의 전력을 이용해 추진 모터를 돌리는 방식으로 운항한다.

그러나 디젤엔진에서 연료를 태우는 데는 공기 중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디젤 잠수함은 잠항 중 주기적으로 수면 가까이 올라와 흡입관으로 공기를 빨아들이고 배기관을 통해 폐가스를 내뿜는 작업(스노클)이 필요하고, 이는 잠수함이 작전 수행 중 적에게 노출될 위험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미국·러시아 등 주요국에서 원자력을 탄도미사일잠수함의 주동력원으로 택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019년 7월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의 신형 잠수함 건조 현장을 시찰했다. (조선중앙TV 캡처) © 뉴스1


도산안창호함엔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디젤엔진과 납축전지 외에도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한 AIP를 탑재했다. 그 결과, 도산안창호함의 잠항기간은 최장 3주 가량으로 늘었다. 

AIP가 없는 1200톤급(장보고-Ⅰ) 잠수함은 잠항기간은 2~3일 수준이고, AIP가 탑재돼 있는 1800톤급(장보고-Ⅱ) 잠수함은 그 성능 차이 때문에 최장 2주 정도만 연속 잠항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군 당국은 도산안창호급의 후속함인 장보고-III 배치-Ⅱ에선 잠항시간을 더 늘리기 위해 납축전지 대신 리튬이온전지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 경우 "원자력잠수함에 비할 바는 못 되더라도 디젤 잠수함으로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 될 것"이란 게 관련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게다가 장보고-III 배치-Ⅱ는 VLS의 수도 10문으로 늘어난다.

이스라엘과 인도 등이 도산안창호함처럼 AIP와 SLBM용 VLS를 모두 탑재한 디젤 잠수함을 도입·개발하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잠수함 도입·개발에 매진한 북한은 현재 90여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도 아직 원자력추진잠수함은 개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IP 탑재 잠수함 개발 여부도 확인된 게 없는 상태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지난 1월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제8차 조선노동당 대회 기념 열병식을 통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북극성-5ㅅ'을 공개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대신 북한은 일찌감치 SLBM 개발에 매진해 2000톤급 '고래급' 잠수함에 VLS 1문을 탑재했고, 1970년대부터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1800톤급 '033형' 잠수함에도 VLS 3문을 탑재할 수 있도록 개량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033형 잠수함은 옛 소련제 '프로젝트 633'(나토명 '로미오급') 잠수함과 사실상 동일하다.

그러나 서튼은 "로미오급 잠수함은 기본적으로 1950년대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소음이 심하고 도산안창호함보다도 크기가 작다"며 "VLS를 넣기 위해 축전지를 절반 이상 제거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임무수행능력이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북한의 로미오급 잠수함이 구식이긴 하지만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SLBM를 평가절하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기존 잠수함들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그동안 3000톤급 이상의 신형 잠수함 개발을 진행해온 상황. 한미 정보당국은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019년 7월 신형 잠수함이 건조되고 있던 함경남도 신포조선소를 다녀갔다는 점에서 신형 잠수함 건조가 이미 완료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북한은 올 1월 열린 김 총비서 주재 제8차 조선노동당 대회 땐 SLBM과 더불어 핵잠수함(원자력잠수함) 보유를 주요 과업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북한은 작년 10월 노동당 창건 제75주년 기념 열병식과 올 1월 당 대회 기념 열병식 때 각각 '북극성-4ㅅ'과 '북극성-5ㅅ'으로 표기돼 있는 신형 SLBM 추정 미사일을 공개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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