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성' 무기로 10% 찍은 홍준표, '보수의 노무현' 될까?

한 자릿수로 시작, '역전드라마' 대권 쥔 盧…洪, 2~3%서 단숨에 10%로 '3위'

흉악범 사형·사시 부활 등 文 유일한 대척점 평가…지지 기반은 2030세대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선명성'을 무기로 야권 여론조사 지지율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위협하고 있다.

3일 정치권은 홍 의원의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눈여겨 보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업체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홍 의원은 전주보다 3%P(포인트) 상승한 10%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25%의 이재명 경기지사(더불어민주당)와 19%의 윤 전 총장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민주당의 또 다른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와 동률을 이뤘다. 여야를 통틀어 유의미한 지지율 반등을 기록한 주자는 홍 의원이 유일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보수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상승세가 뚜렷하다. 홍 의원은 이번 조사에서 2주전 조사 대비 7%P 상승하며 1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3%P 하락하며 22%를 기록한 윤 전 총장에 이은 2위의 기록이다. 두 사람 간 격차는 2주전 13%P에서 3%P로 크게 좁혀졌다.

다른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관측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조사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홍 의원은 9.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일주일전 대비 1.0%P 상승한 것으로 이 지사와 윤 전 총장, 이 전 대표에 이은 4위의 기록이다.

홍 의원은 지난달 중순부터 상승세를 타면서 NBS 조사에서 처음으로 두 자릿수에 진입했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뚜렷한 상승곡선을 보이는 이유로는 '선명성'이 꼽힌다.

야당의 대선 후보는 정부·여당과 대척점에 있어야 선명성이 부각한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이나 최재형 전 감사원장, 유승민 전 의원 등은 여러 행보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과 뚜렷한 차별점을 인식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검사 시절 '할 말은 한다'는 이미지의 윤 전 총장조차 정치권에 뛰어들자 과거의 모습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 자리를 홍 의원이 파고드는 형국이다. 홍 의원은 현대판 음서제도로 변질됐다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폐지하고 사법시험을 부활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 딸의 입학 논란으로 불거진 의학전문대학원 제도 역시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흉악범에 한해 사형 선고도 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지난 7월21일 페이스북에 "흉악범의 생명권만 중하고 억울한 희생양이 된 피해자 가족이 겪어야 하는 평생 고통은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냐"며 사형 집행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 입장은 최근 20개월된 아이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모씨 사건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홍 의원은 지난 8월31일 페이스북에 "이런 놈(양씨)은 사형시켜야 되지 않겠냐"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반드시 이런 놈은 사형시킬 것이다"라고 했다.

이같은 홍 의원의 '선명성'에 젊은 세대가 반응하기 시작했다. 2030세대는 홍 의원을 두고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퍼뜨릴 정도로 강력한 지지층으로 떠올랐다.

실제 20대의 홍 의원에 대한 지지율은 여야 후보를 통틀어 가장 높다. 보수야권 대권주자로만 한정하면 20대뿐만 아니라 30대와 40대에서도 1위 주자인 윤 전 총장을 앞선다.

한 정치평론가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젊은세대의 특징은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며 "뭔가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실력으로 승부를 보자는 생각이 강한 세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여태까지 공정과 정의를 강조했지만 지난 4년간 여러 사건들을 보면서 진짜 공정과 정의가 무엇인지 알아가고 있다"며 "이 부분을 홍 의원이 제대로 긁어주면서 지역과 정치성향에 상관 없이 젊은 세대의 지지를 받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가 1일 오후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찾아 상인이 건넨 전복을 맛보고 있다. 2021.9.1/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홍 의원의 행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사형제 부활을 외치는 홍 의원을 향해 "홍준표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며 "결여된 미래의 비전을 과거의 기억으로 때우는…"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젊은세대의 강력한 지지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들어냈고, 헌정 사상 최초의 30대 교섭단체 대표를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이같은 비판이 얼마나 소구력을 가질지는 의문이란 분석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홍 의원의 약진은 반길 일이다. 윤 전 총장의 독주체제였던 경선 형국에 민주당의 '이재명-이낙연' 양강체제와 같은 구도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여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빠지더라도 홍 의원이 대체할 수 있고, 실제 역전 드라마를 쓴다면 흥행 측면에서도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정치학과 교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지율 한자릿수로 시작해 경선에서 노풍을 일으키며 대권을 거머쥐었다"며 "10%를 찍은 홍 의원도 추가 상승 동력이 보이기 때문에 '보수의 노무현'이 되지 말란 법은 없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날 고(故) 노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할 계획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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