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초 천주교 순교자, 윤지충·권상연 유해 200여년만에 발견

조선시대 때 죽임을 당한 한국 천주교 최초의 순교자들의 유해가 전북 완주 초남이성지에서 발견됐다.

천주교 전주교구는 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천주교 최초의 순교자 복자 윤지충(바오로)과 권상연(야고보), 신유박해 순교자 복자 윤지헌(프란치스코)의 유해를 200여년만에 발견했다"고 밝혔다.

 

전주교구는 지난 3월11일부터 전북 완주군 초남이성지 바우배기 일대 묘역에서 발견된 유해에 대해 해부·고고학적 정밀감식을 실시했다. 그 결과 해당 유해는 윤지충 바오로, 권상연 야고보, 윤지헌 프란치스코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선태 사도요한 주교 천주교 전주교구장은 이날 "교회법적 절차에 따라 모든 증거를 검토한 결과 8월18일 교회법원은 이들의 유해가 확실하다고 선고했다"며 "이 유해들이 윤지충, 권상연, 윤지헌의 유해임을 선언한다"고 공포했다.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는 사촌 사이로 지체높은 양반가의 자제들이었다. 일찍 천주교를 접한 이들은 조선 정조 때인 1791년 12월8일 윤지충의 모친상을 천주교식으로 치렀다는 이유로 군문효수형(목을 베고 군문에 매달던 형벌)이 언도됐으며, 전주 남문밖에서 참수됐다.

윤지헌 프란치스코는 윤지충의 동생이다. 윤지충과 권상연의 순교 10년 뒤인 1801년 10월24일 신유박해 때 능지처참형을 받고 같은 장소에서 순교했다.

유해는 완주 초남이성지 바우배기 성역화 작업 과정에서 발견됐다. 초남이성지는 전라도 지역 최초의 신자이자 '호남의 사도'로 불리는 유항검 아우구스티노 소유의 땅이었다. 윤지충·권상연·윤지헌 세 사람과 사촌지간이던 유항검이 이들의 유해를 수습해 묻은 것으로 추정된다.

묘소에서는 유해와 함께 이들의 인적사항이 적힌 백자사발지석과 백자제기접시가 출토됐다. 이름과 출생연도, 묘지 조성연도 등이 기록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발견된 이들의 유해조사를 위해 성별검사와 연령검사 및 해부학적 조사, Y염색체 부계확인검사가 진행됐다. 그 결과 유해에서는 참수형과 능지처참형의 선명한 흔적이 발견됐다. 또 해남윤씨와 안동권씨 친족 남성 5명의 유전정보와 일치하는 사실도 확인됐다.

김선태 사도요한 주교 전주교구장은 이날 "신유박해 때 전라도에서 희생된 교우의 수는 200여명에 이른다"며 "순교자들의 신앙과 삶의 흔적이 배어있는 성지를 보존하고 가꾸는 일에 마음과 정성을 모아야한다"고 당부했다.

전주교구는 오는 16일 오전 10시 초남이성지에서 이들 세 사람을 현양하는 미사와 유해 안치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이후 24일 오후 2시에는 유해 진정성에 관한 보고회를 진행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