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부친' 세종 땅 가보니…벼 '빼곡'했지만 정작 경작자는?

3.3㎡당 25만원 사들여…현재 40만~60만원선 시세차익 10억 추산

尹 옹호 여론도 "2014년부터 인근 개발 소문 파다…프레임 씌우기"

 

국민의힘 윤희숙 국회의원 사퇴의 결정적 한방이 된 부친 소유의 세종시 땅 투기 의혹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부친의 땅 매입에 관여했음을 전제로 내부정보를 활용한 투기였느냐, '경제통'답게 미래를 내다본 투자였느냐다.

전자이건 후자이건 분명한 사실은 시세차익만 10억원에 달하는 알짜배기 땅으로 혜안(?)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전날(25일) 오후 찾은 윤 의원 부친 명의의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의 한 농지.

부친 윤씨는 2016년 3월 해당 농지를 8억여원에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당시 직접 영농을 하겠다는 영농계획서까지 관할 지자체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속은 지켜졌을까. 1만여㎡ 규모의 넓직한 농지에는 녹색 벼가 빼곡히 심어져 있었지만, 정작 경작자는 다른 사람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경작자는 부친 윤씨가 해당 토지를 매입한 직후부터 임대차 계약을 맺고, 지금까지 경작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현재 세종시도 관련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세 차익 논란을 확인하기 위해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들렀다.

A 공인중개사는 "그 땅은 계획관리지역"이라며 "인근 매물이 없어 부르는 게 값"이라고 평가했다.

계획관리지역은 향후 도시지역으로편입이 예상되는 지역이나 자연 환경을 고려하여 정부가 들어설 수 있는 건물들을 제한하고 있는 지역을 말한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희숙 의원이 2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경선 및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윤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전 이 시간 부로 대통령 후보 경선을 향한 여정을 멈추겠다"며 "또 국회의원직도 다시 서초갑 지역구민과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2021.8.25/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또 다른 중개업소의 평가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B 공인중개사는 "(이곳은)서울-세종 고속도로 IC 인근에 위치해 있어 서울 등 수도권으로의 진출이 용이하다"면서 "동서남북으로 충청권 주요 도시들과 인접해 있는 요지"라고 했다.

이 때문일까. 해당 부지의 가격은 윤 의원의 부친이 땅을 매입한 시점 이후 5년여 간 두 배가량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이 말하는 세종시 전의면 토지 시세는 현재 3.3㎡당 40만~60만원 선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부친 윤씨는 2016년 3월에 5개 필지를 3.3㎡당 25만원 정도인 8억 2200만원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 계산해도 10억여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한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부친이 해당 토지를 매입하던 시기 세종시 한 국책연구기관에 근무 중이던 윤 의원이 내부정보를 활용해 땅을 구입하는 데 관여했느냐다.

윤 의원은 2003년부터 2016년 말까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근무했다. KDI는 기획재정부로부터 국가산단 등 공공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위임받아 평가한다.

공교롭게 윤 의원 부친의 땅은 2018년 국가산단으로 지정된 연서면·부동리 일대와는 10㎞, 양곡리 미래일반산업단지와는 2㎞ 거리다.

다만 일반산단은 민간이 진행하는 터라 예타가 아예 이뤄지지 않지만 여권에서는 미공개 정보가 활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반대로 윤 의원을 옹호하는 여론도 적지 않다.

지역 한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한 작성자는 '윤희숙씨가 KDI 국책연구원 정보가지고 투기했다고요?'라는 게시글을 통해 "제가 2014년 세종시로 옮겨왔다"면서 "그때 부동산가면 전의면, 수산면 일대 땅 사라고, 고속도로 IC 들어오는 대 30만~40만원 정도면 살 수 있다 엄청 홍보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윤희숙씨 아버지가 전의면 땅을 매입한 시기는 2016년"이라며 "이미 2014년부터 동네방네 부동산 전부 다 알고 있던 고속도로와 세종시 인근 개발 계획인데 그걸 마치 개발연구원 정보로 투기했다고 하는 것은 프레임 씌우기"라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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