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폐쇄 첫날 사랑제일교회…주민들 "오늘도 차량 출입, 지긋지긋"

연이은 대면예배에 제재명령…건물엔 '예배방해죄' 경고문

22일 현장예배 여부 촉각…성북구, 경찰고발·추가 조치 예고

 

"폐쇄요? 아직 안 됐어요. 어제 공무원들이 문서만 주고 가는 거 같던데. 오늘 아침에도 (교회) 사람들 계속 왔다갔다 했어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성북구의 시설폐쇄 명령 첫날인 20일 오전. 인근에서 소매점을 운영하는 40대 A씨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A씨는 "이번주 일요일에도 예배하지 않겠냐"며 "작년에도 교회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와 불안했는데 이젠 지긋지긋하다"고 했다. A씨는 "전 국민이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고생하는데 자기들만 지키지 않을 거라면 다른 나라에 가서 살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성북구가 시설폐쇄 명령을 통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랑제일교회 주변은 이날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모습이었다. 성북구의 명령에 따라 교회는 이날 0시부터 문을 닫아야 하지만 도리어 오전 9시 무렵 차량 2~3대가 정문으로 드나들었다. 평일인 만큼 신도는 없었지만 굳게 막힌 철문 너머로 교회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지나갔다. 

시설폐쇄를 알리는 안내문나 현수막 등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시설폐쇄 명령을 실제 위반하기 전까지 안내문 등을 부착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현수막과 공무원들에게 예배방해죄·건조물침입죄 등을 경고하는 교회 측 기존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주민들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대면예배 강행은 물론 3년째 이어지는 장위10구역 재개발 법적분쟁에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주민 여론은 부정적이다. 

인근 다세대주택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B씨는 "내가 알기로 교회 다니는 사람 중 이 동네 사람은 없다"며 "왜 남의 동네에 와서 재개발을 막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요일마다 화가 나서 구청에 (교인들) 주차단속 민원을 넣지만 그 때뿐"이라고 했다. 

성북구청 관계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사랑제일교회 측 이성희 변호사에게 시설폐쇄 명령서를 전달하고 있다. 2021.8.1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사랑제일교회 시설폐쇄 명령 통보는 19일 오후 이뤄졌다. 성북구는 앞서 11일 청문 절차를 진행하고 8일만에 폐쇄 결정을 내린 다음 교회 관계자들에게 명령서를 전달했다. 폐쇄 기한은 별도 조치가 있을 때까지다.  

시설폐쇄 명령은 사랑제일교회가 수도권 내 거리두기 4단계 적용이 시작된 지난달 12일 이후 7월18일, 7월25일, 8월1일, 8월8일, 8월15일 총 다섯 차례 대면예배를 강행한 데 따른 것이다.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이후 종교시설의 대면예배는 19명까지 허용되지만 사랑제일교회 대면예배에는 많게는 수백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광복절 대면예배에는 성북구 추산 800여명이 참석했다. 

사랑제일교회는 7월18일 대면예배 강행 이후 성북구로부터 1차 운영중단 명령과 15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고 대면예배가 아예 금지됐다. 그 뒤에도 대면예배가 이어지자 성북구는 2차 운영중단 명령과 과태료 300만원 처분을 내렸고 이후 폐쇄 절차에 들어갔다. 

사랑제일교회가 일요일인 22일에도 대면예배를 강행할 경우 성북구는 교회를 경찰에 고발하고 추가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성북구는 당일 대면예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현장점검을 계획 중이다. 

사랑제일교회는 물리적인 시설폐쇄 조치가 이뤄질 경우 광화문 일대에서 야외 예배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도 광복절 연휴를 기점으로 대규모 1인 시위로 해석될 수 있는 당원 걷기운동을 지속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교회 관계자는 "비대면예배는 예배가 아니다"라며 "폐쇄하면 무조건 밖으로 나갈 것"이라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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