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복귀한 삼성, 르노와 결별 수순…지분매각은 난항 우려

삼성카드, 지분 19.9% 매각…가격보단 속도 초점 맞출 듯

르노삼성 적자·노사갈등 등으로 매각 흥행 여부는 불투명

 

삼성이 르노삼성자동차 지분 매각에 나서며 26년 만에 완성차 사업에서 완전히 발을 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출소 후 나흘 만에 알려진 지분매각 소식이다.

삼성이 속도감 있게 지분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자칫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관련 업계에서 나온다.

르노삼성이 지난해 적자를 낼 정도로 판매가 부진하고, 노사관계도 불안해 매수자가 선뜻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이 이뤄지는 상황도 불확실성을 키웠다.

19일 삼성과 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보유 중인 르노삼성 지분 19.9%를 모두 매각하기로 하고, 삼성증권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했다.

현재 르노삼성은 삼성카드 외 르노그룹이 지분 80.04%를, 우리사주조합이 나머지 0.06%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은 1995년 자동차 사업에 처음 진출했지만,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2000년 르노그룹에 사업을 매각했다. 이후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으면서 배당 수익과 브랜드 사용료만 받아 왔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브랜드 사용 계약을 종료한 데 이어 지분까지 매각하기로 하면서 완전 결별 수순을 밟게 됐다.

이미 삼성카드는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매각 개요를 담은 투자설명서를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에서 삼성 브랜드도 유예기간(2년)이 끝나는 2022년 9월께부터 사용할 수 없다.

관건은 인수 후보다. 시장에서는 인수자가 나오더라도 가격을 매우 낮춰 부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자동차 시장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르노삼성이 지난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르노삼성은 지난해 8년 만에 영업손실(796억원 적자)을 기록했다. 올해 초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시행했다. 또 국내 완성차 5사 중 유일하게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상도 끝내지 못할 정도로 노사 갈등이 첨예하다.

여기에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것도 부담을 키웠다.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업공개(IPO) 역시 대주주인 르노그룹이 승인해야만 가능하다.

실제 삼성에서도 지분을 매각하고 싶어도, 인수자가 선뜻 나서지 않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투자(IB) 업계 관계자도 "판매가 정상화하면 다시 배당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매력적인 매물은 아니다"며 "비싼 가격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모로 가격을 높여 부를 상황이 아닌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맞지 않더라고 삼성이 빠르게 매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이를 추진하는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르노삼성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도 '득'(得) 될 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파업이 이어지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악화됐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르노삼성차를 통해 얻는 이익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발을 뺀다면 빨리 추진하자고 결정한 듯 하다"며 "매각을 결정한 만큼 가격보다는 속도에 무게를 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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