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홍범도 장군 떠나 고려인 섭섭…카자흐 묘역 공원화 만전"

봉환식 끝난 후 우원식 이사장·황기철 보훈처장 등과 대화

홍보대사 조진웅 배우에 "생애와 고귀한 뜻 적극 알려달라"

 

문재인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과 관련, 지도자를 떠나보낸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의 심정을 고려해 추모를 위한 묘역 공원화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오전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전날(15일) 저녁 홍 장군 유해 봉환식이 끝난 후 황기철 국가보훈처장과 우원식 홍범도기념사업회 이사장, 국민대표로 특사단에 포함됐던 조진웅 배우와 얘기를 나누며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에게 매우 의미 있는 귀환"이라면서도 "카자흐스탄 고려인 사회가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떠나보내서 섭섭해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우 이사장은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이 지도자를 보내드리게 돼 아주 섭섭해 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인원 제한으로 유해 수습과 추모식에 들어오지 못하고 외곽에서 지켜보는 문들도 많았다"고 답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고려인들로부터 워낙 존경을 받으셨기 때문에 그분들이 섭섭해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아쉬움을 달래고 지속적으로 추모의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묘역을 공원화하는 방안 등 후속 작업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유해 수습과정에 대해 묻자 황 처장은 "전 과정이 순조로웠으며, 유해를 수습해보니 장군 키가 육척장신(180㎝)을 넘어보였다"며 "이번 유해 봉환은 문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긴밀하게 협의함으로써 가능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황 처장은 이어 "대한민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들어서자 6대의 공군 전투기의 엄호 비행을 받았는데, '장군의 귀환을 이렇게 맞아주는 게 바로 국가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홍범도기념사업회 홍보대사로 활동할 예정인 조진웅 배우에게 "국민들 중에는 홍범도 장군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는 분들도 간혹 있으니 기념사업회를 중심으로 항일독립운동에 앞장섰던 그분의 생애와 고귀한 뜻을 적극적으로 알리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15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관에서 홍범도 장군의 유해 안치식이 거행되고 있다. 일제강점기 봉오동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던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서거 78년 만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홍 장군의 안장식은 18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다. 2021.8/15/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앞서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전날 오후 8시47분쯤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진행된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식'에 참석했다. 

홍 장군 유해를 태운 특별수송기는 봉환식 약 1시간 전인 오후 7시30분쯤 공군 전투기 6대(F-15K, F-4E, F-35A, F-5F, KF-16D, FA-50)의 엄호 비행을 받으며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지난 1921년 연해주로 이주한 지 100년 만에 고국 땅을 밟는 순간이었다.

문 대통령은 홍 장군의 유해가 도착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유해는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평양에서 태어난 홍 장군은 일제 치하에서 의병투쟁에 몸을 던진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다. 특히 1920년 6월 홍범도·최진동 등이 이끈 봉오동 전투는 일본군 157명을 사살하고 300여 명에게 상처를 입힌 독립전쟁사의 기념비적 전투로 꼽힌다. 홍 장군은 같은해 10월 청산리 전투에도 참전해 큰 몫을 담당했다.

그는 일본군에게 '하늘을 나는 장군'이라고 불릴 정도로 두려움의 존재였고, 민중에게는 '백두산 호랑이', '축지법을 구사하는 홍범도 장군'이라는 전설이 나돌 만큼 영웅으로 추앙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1937년 스탈린의 한인 강제이주정책에 따라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로 강제 이주해 1943년 10월25일 75세를 일기로 서거했고, 78년 만에 고국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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