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결제 했는데"…머지포인트, 환불 못받자 음식점에 '폭탄돌리기'

"양심 있는 시민이 알려줘…이미 50만원 어치 판 뒤" 울상

 

'먹튀논란'에 휩싸인 모바일 할인 애플리케이션(앱) '머지포인트' 본사가 포인트 환매를 중단하고 사용처를 축소하자, 환불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 일부 가입자들이 이런 상황을 모르는 음식점을 중심으로 대규모 결제를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머지포인트 가맹점이자 서울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14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12일 아침에 머지포인트 주문결제로 잔뜩 포장해 가느라 난리가 났었다"라며 "점심시간 때까지는 상황을 모르고 계속 팔았는데, 나중에 알게된 뒤 깜짝 놀랐다"라고 밝혔다.

A씨는 "머지포인트로부터 '현금화'를 할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익명의 전화를 받고나서야 상황을 알게 됐다고 부연했다. A씨의 가게는 이미 온라인 상에서 '사태 이후에도 결제 가능한 가맹점'으로 널리 알려진 뒤였다.

A씨는 "전화를 못받았다면 계속 몰랐을 텐데 양심이 있는 시민이 알려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머지포인트로 결제받지 말라는 익명의 전화 5~6통이 이어졌다고 한다. 다만 A씨는 "점심시간에만 이미 50만원 정도 판 뒤였다"라고 울상을 지었다.

경기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의 상황도 비슷했다. B씨는 머지포인트로 800만원 상당의 결제 요청이 2번이나 왔었다고 말했다. B씨는 "12일 오전에 매출이 상당히 많이 올라 기분이 좋았는데, 피해사례를 말해주며 조심하라는 전화가 걸려와 그제서야 알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B씨는 지난 12일 이상하리 만큼 "머지포인트로 결제가 되냐"는 전화가 빗발쳤다고 설명했다. 상황을 뒤늦게 알고나서야 머지포인트 결제를 중단했다. 800만원 결제 외에도 250만원 어치를 판 뒤였다. B씨의 가게도 A씨의 가게처럼 온라인 상에서 전화번호가 널리 퍼진 상태였다.

경기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C씨 또한 "느낌이 이상했는데, 단골손님이 알려줘서 알게 됐다"며 "머지포인트에서 공지도 없었는데, 이미 25만~30만원 어치 판 뒤였다"라고 기막혀 했다. 이어 "환불을 기다리는 수밖에"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머지포인트는 편의점, 대형마트 등 전국 2만개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자유롭게 결제할 수 있는 쇼핑·외식 할인플랫폼이다. 이용자는 현금을 선불결제하고 받은 포인트로 일상생활에서 물건을 결제할 수 있었다. 평균 20% 할인받을 수 있어 이용자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머지플러스의 '전자금융업 미등록 영업'을 지적하자 논란이 시작됐다. 머지플러스가 금융당국에 전금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상품권 발행 영업을 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이용자 불안은 더욱 가중됐다.

머지플러스는 11일 앱과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를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다는 관련 당국 가이드를 수용해 11일부로 적법한 서비스 형태인 '음식점업' 분류만 일원화해 당분간 축소 운영된다"고 공지했다. 2개 이상 업종에서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으면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음식점업으로만 제휴처를 축소한 것이다.

현재는 대부분의 점주들이 머지포인트 결제를 받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온라인 상에서 인증글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중이다.

다만, 커뮤니티에는 여전히 머지포인트로 결제를 받고 있는 가게 주소가 올라오고 있다. 이에 상황을 공지받지 못한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가중한다며 지적하는 글들도 이어졌다.

커뮤니티 등에서는 "머지포인트 xxxx지점에서 잘 털고 왔습니다", "냉동 25만원 결제함", "xxx에서 8만원 넘게 털었다" 등 폭탄돌리기로 추정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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