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크 채웠는데 만들 사람이 없다?…조선업계 '인력난'

2019년부터 인력 10% 줄어…4분기부터 인력 부족 전망

'빅3' 기술연수생 모집·공채 진행…노동계 "정규직 위주로 재편돼야"

 

국내 조선업계가 지난해 말부터 수주를 이어가며 도크를 채우고 있지만 정작 선박을 건조할 인력이 부족해 고민이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빅3'의 올해 수주 합계는 총 304억달러로 합계 수주목표 317억의 95.9%를 달성했다.

조선소들은 이미 2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만큼 수익성 위주의 수주에 주력하고 있다.

문제는 조선소 근로자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배를 만들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조선산업은 공정의 자동화가 상당히 이뤄진 다른 산업과 달리 숙련된 노동자들의 비중이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장기간에 걸친 구조조정에다 최근 주 52시간 적용으로 잔업이 줄면서 실질임금도 줄어 노동자들의 신규 유입도 줄었다는 게 노동계의 지적이다.

금속노조 조선업종노조연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등 8개사의 노동자 수(원하청 포함)는 2019년 1월 10만1058명에서 2020년 7월 9만9934명, 올해 5월 9만771명으로 줄었다. 2년여 만에 10%가 줄어든 것이다.

노동자 감소는 인력 부족으로 이어진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발표한 '생산직접직 필요인력' 자료에 따르면 올해 4분기부터 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울산, 경남, 부산, 전남 등지에서 △2021년 4분기 199명 △2022년 1분기 3649명 △2022년 2분기 5828명 △2022년 3분기 8280명 △2022년 4분기 7513명의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인력 부족 현상이 가장 심각한 지역은 국내 최대 조선소가 있는 울산으로, 내년 3분기 최대 5972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더.

해당 조사가 지난 3월말 수주 물량과 내부 인력을 바탕으로 이뤄진 점을 감안한다면, 평균 95%가 넘는 수주목표를 달성한 현재 시점에서 필요인력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친환경·스마트 선박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차세대 선박을 개발할 연구 인력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이 지난해 8월 발간한 '조선분야 기술·특허 트렌드'에 따르면 조선분야 연구인력은 2013년 2127명에서 2018년 986명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조선사들은 일할 사람을 찾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현대중공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주 부진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술연수생을 모집하지 않다 1년 만에 기술연수생 모집을 재개했다. 당초 100여명을 모집할 예정이었으나 선박 수주 호조세로 모집정원을 120여명으로 확대했다.

한국조선해양의 현대중공업은 기술연수생들에게 9~12월 현대중공업 및 현대미포조선 기술연구원에서 실기와 이론 교육을 무료로 실시하고, 연수기간 훈련수당 등 월 100만원을 지급한다. 수료자에게는 중공업 분야 우수 중소기업 취업 지원과 함께 향후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생산기술직 채용 지원 시 우대 혜택을 준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8월 4차례에 걸쳐 용접, 선박전기, 선박도장 등 분야의 직업기술생을 모집했다. 이들은 1~2개월 동안 무료 교육과 월 100만원의 수당을 받고, 수료 후엔 삼성중공업 내 협력사 취업지원 혜택을 받는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5월 설계, 연구개발, 안전환경관리 등 3개 분야에 걸쳐 경력/신입 공채를 실시했다. 이번달에도 배관·전장·기계·선실·선장 등 5개 분야와 사업관리 부문 경력직을 모집했다.

조선업계에선 주 52시간 적용 유예나 외국인 노동자 전면고용 허용 필요성에 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반면 노동계에선 조선산업은 정규직 노동자 위주로 전면 재편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선노조연대 관계자는 "(정규직) 신규채용이 거의 중단된 현재와 같은 고용형태가 반복되면 조선소 노동자의 수는 점점 줄어들 것"이라며 "청년 노동자가 일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조선산업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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