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엄청난 안보위기 느끼게 하겠다"…어떤 도발할까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에서 SLBM·잠수함 등 선택지 '다양'

"'레드라인' 핵실험·ICBM은 아닐 듯"…최전방 軍동향 촉각

 

올 후반기 한미연합군사훈련 실시를 비난하는 북한의 연이은 담화 이후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이번 한미훈련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무력시위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대두되면서다.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지난 10일자 담화에서 이번 한미훈련은 "대가를 치를 자멸적 행동"이라며 "거듭되는 우리 경고를 무시하고 강행하는 미국과 남조선 측의 위험한 전쟁연습은 반드시 스스로를 더 엄중한 안보위협에 직면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영철 당 중앙위 통일전선부장은 이튿날 발표한 담화에서 이번 한미훈련과 관련해 "그들(남한)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 느끼게 해줄 것"이라며 " 우린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중단 없이 진행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대북 관측통과 전문가들로부턴 "북한이 군사적 행동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군 당국은 12일 현재까지 "북한 내 특이동향은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전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북한군 또한 지난달부터 하계훈련에 돌입한 만큼 "언제든 일정 수준 이상의 '무력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이 전반기 한미훈련 땐 대북 반격 시나리오가 포함된 '본훈련' 때 비난 담화를 낸 반면, 이번엔 국지도발 단계에서부터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등의 상황을 가정해 실시하는 우리 군의 '사전연습' 개시와 함께 연이틀 비난 담화를 쏟아냈단 점에서 "무력시위 등 도발을 위한 계획표를 일찌감치 작성해뒀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에 U-2S 고고도정찰기가 착륙하고 있다. 2021.8.10/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올 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연습(21-2-CCPT)은 오는 16일부터 한미연합사령부 주관으로 실시될 예정이며, 이에 앞서 우리 군은 지난 10일부터 합동참모본부 주관으로 한미훈련의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참모연습(CMST)을 시행 중이다. 이들 두 훈련 모두 야외 실기동훈련(FTX)이 포함되지 않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도상훈련(CPX)으로 진행된다.

북한군은 올 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연습(21-1-CCPT·3월8~18일) 땐 연습 종료 뒤인 3월25일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의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신형 전술유도탄' 2발을 동해상을 향해 시험 발사했다. 또 이보다 앞선 3월21일엔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쐈다.

이 때문에 대다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후반기 CCPT와 관련해서도 일단 "전반기와 유사한 수준의 무력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고 보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군이 작년 10월과 올 1월 열병식 때 공개했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시험발사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지만, "미국이 북한의 SLBM 발사를 '레드라인'(한계선)을 넘는 행위로 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비행체 발사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금지돼 있는 사항이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북한의 3월 '신형 전술유도탄' 발사 때도 "그들(북한)의 특정 미사일 시험은 유엔 결의 위반"이라며 "그들이 긴장을 고조시킨다면 우린 그에 대응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었다.

또 일부 대북 관측통들로부턴 북한이 올 1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주재 제8차 당 대회 당시 "국방공업을 비약적으로 강화 발전시키기 위한 중핵적 구상과 중대한 전략적 과업들"로 제시했던 △초대형 핵탄두 생산과 △핵기술 고도화 및 핵무기 소형경량전술 무기화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 개발 △고체연료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잠수함 및 핵탄두 SLBM △무인정찰기 및 군사정찰위성 연구사업 등 가운데 일부를 이번 한미훈련에 맞춰 대외적으로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김 총비서는 지난 2019년 7월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하기 위해 함경남도 신포조선소를 찾았으나, 이 조선소에서 만든 신형 잠수함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김 총비서가 아 조선소 제조창을 다녀간 지 2년이 훌쩍 지났다는 점에서 "북한이 언제든 신형 잠수함을 진수할 수 있을 것"이란 게 한미 정보당국의 판단이다.

반면, 북한의 핵실험이나 ICBM급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 재개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이 2018년 4월 선언한 '핵·ICBM 모라토리엄(유예)'을 깨고 미국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확실히 넘어서는 것"이란 이유에서 무력시위 선택지엔 포함되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이런 가운데 대북 관측통은 "북한이 무력시위를 결심한다면 군부로부터도 추가적인 담화나 성명·보도문 등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조선인민군 총사령관인 김 총비서 명의로 경계태세 강화 등에 관한 특별명령이 내려질 수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북한군은 작년 6월 개성 소재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뒤엔 △최전방지역 '1호 전투근무체계' 격상과 함께 △개성공단 내 화력구분대 배치 △비무장지대(DMZ) 민경초소 재진출 △대남 전단 살포의 군사적 보장 등의 추가 조치를 예고했다가 김 총비서의 명령으로 '보류'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추가로 설명할 만한 특이동향은 없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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