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는가 했던 남북관계 또 얼어붙는다…北 "안보위기" 위협

한미훈련 비난 속 남북 통신선에도 '불응'…정부 "상황 예의주시"

전문가 "엄포 아닌 실제행동 가능성"…미사일 등 도발 여부 촉각

 

남북관계가 다시 경색 국면을 맞을 위기에 놓였다.

북한이 올 후반기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며 최근 재개통된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이용한 우리 측의 통화 시도에 불응하고 있는 데다 한반도의 '안보위협' '안보위기'까지 거론하면서

11일 통일부·국방부 등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업무 개시통화와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의 정기통화 모두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날 오후에도 북측에 연락을 시도해볼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 간의 합의에 의해 복원된 남북 통신선이 불과 14일 만에 다시 단절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우리 정부 관계자들은 통신선 복원 직후부터 남북·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여왔다.

특히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북측에 남북 영상회의 시스템 구축을 정식으로 제안하고,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한 민간단체의 물자 반출 승인도 진행했다. 또 정부 내 일각에선 프란치스코 교황 방북 등을 추진하자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북한이 남북 통신선 복원의 '대가'로 연례 한미훈련 중단을 요구한 데다, 사전연습 개시에 맞춰 '안보위기' '안보위협' '절대적 억제력' '강력한 선제타격 능력' 운운하는 협박성 담화르 내놓으면서 한반도 내 긴장감이 재차 고조되는 형국이다.

김영철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 통일전선부장의 경우 이날 담화에서 한미훈련을 비난하며 "잘못된 선택으로 해 (남한)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부부장도 전날 담황서 한미훈련을 "반드시 대가를 치를 자멸적 행동"이라고 부르며 "스스로를 더욱 엄중한 '안보위협'에 직면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었다.

김 부부장은 또 "(우린) 절대적인 억제력, 즉 우리를 반대하는 그 어떤 군사적 행동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국가방위력과 강력한 선제타격능력을 보다 강화해나가는 데 더 박차를 가할 것"이란 말로 핵·미사일 기술의 고도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대내외 정세를 고려할 때 북한 측의 이 같은 담화 내용이 엄포가 아닌 실제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남북관계를 '대적관계'로 유지하고, 통신선 복원과 남북관계 개선이 더는 유효하지 않음을 천명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김 부장이 이날 담화에서 "해야 할 일을 한다"고 밝힌 사실 또한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이번 한미훈련 대응 차원에서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경우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김 부부장인 지난 3월 올 전반기 한미훈련을 비난하는 담화에서 예시한 △북한 내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정리나 △금강산 국제관광국 등 남북협력·교류 관련 기구 폐지, 그리고 2018년 '9·19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 파기 등이 현실화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우리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에 전력을 다하려 했던 구상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물론 다른 일각에선 "북한이 현재 경제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해 대응 등 내부적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는 이유로 대남·대미 강경책을 행동에 옮기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한반도 내 긴장이 더 높아지지도 낮아지지도 않은 채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 내 악화된 민심 등을 고려하면 (지도부는) 먹는 문제 해결, 자연재해 복구, 코로나19 극복에 총력 집중하는 게 불가피하다"면서 "미국이 첨단무기 등을 동원해 북한을 과도하게, 또 연속적으로 자극하지 않는 한 북한도 강경 일변도로 대응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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