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의 굴욕' 상장 첫날 공모가 하회…IPO열풍 이후 첫 사례

시초가 44만8500원 '공모가比 90%'…장중 공모가보다 11% 하락

작년이후 '고평가 논란' 많았지만 대어급 공모가 밑돈건 처음

 

공모규모 4조3000억원의 '초대어' 크래프톤이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도는 '굴욕'을 당했다. 크래프톤은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공모가가 과도하다는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 결국 이를 떨쳐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코로나19발(發) 급반등장에서 나타난 IPO 열풍을 타고 상장한 대어들 중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곳은 적지 않지만 공모가를 하회한 것은 크래프톤이 처음이다. 

10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크래프톤은 오전 11시30분 기준 시초가(44만8500원) 대비 1.9% 하락한 44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공모가인 49만8000원(액면가 100원)보다 11.6% 떨어진 수준이다. 

이날 크래프톤의 시초가는 공모가 49만8000원의 90% 수준에서 형성됐다. 상장 첫날 출발 가격인 시초가는 장 개장 전인 오전8시30분~9시에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호가를 접수해 매도매수 호가가 합치되는 가격으로 결정된다. 이 시초가를 기준으로 상하 30%의 가격제한폭이 적용된다. 

크래프톤의 경우 공모가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90% 수준으로 시초가가 형성됐기 때문에 사실상 '시초가 하한가'를 맞은 셈이다. 

공모주 열풍의 '선두주자'였던 SK바이오팜은 상장 직후 '따상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를 2일 연속 치는 것)에 성공했고 카카오게임즈도 따상을 달성했다. BTS 소속사인 하이브(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고평가 논란에 시달렸지만 시초가는 공모가의 2배를 형성(따)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들어서도 SK바이오사이언스는 따상에 성공했고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따'만 달성했다. 가장 최근에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경우 상장일 '따'는 실패했지만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시초가 대비 상한가를 기록해 금융대장주에 등극했다.  

카카오뱅크는 크래프톤과 동일하게 증권가에서 '고평가됐다'는 지적과 함께 혹독한 평가를 받았으나 상장 직후 시장은 정 반대로 반응했다.

한 전문가는 "크래프톤은 액면가가 100원인 주식으로, 카카오뱅크와 같은 액면가 5000원으로 환산할 경우 주가가 2490만원에 달한다"면서 "지난 5월 단행한 5대1 액면분할 이전 가격으로 쳐도 1주당 249만원인 셈인데, 배틀그라운드나 테라 등 글로벌 히트게임의 저력을 아무리 높게 평가해도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고평가 논란은 피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시초가 대비 하락 출발한 크래프톤은 장초반 40만500원까지 밀리기도 했고 장중 한때 시초가 대비 상승 전환해 48만원까지 오르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기도 했다. 거래량은 345만9000주, 거래대금은 1조5000억원 수준이다. 

주가는 부진한 흐름이지만 시가총액은 21조4174억원으로 엔씨소프트(17조9145억원)를 단숨에 제치고 게임대장주에 올랐다.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기준 20위(우선주 제외)로 신한지주, SK, SK바이오사이언스, 한국전력 등 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은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24조4000억원인데, 이는 올해 예상 EPS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27~30배로 넥슨(20배), 엔씨소프트(22배) 대비 30~40% 프리미엄이 붙은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게임업 단일사업을 영위하는 상황에서 유지되기 어려운 밸류에이션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관 의무보율 확약비율이 낮았고, 저조했던 일반 청약율, 거의 청약이 없었던 우리사주 등을 감안할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의 출회물량 압박이 상장시점부터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주가가 PER 20배에 근접하는 40만원 미만까지 조정이 있을 경우 강한 신규 매수세 또한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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