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대신 스크린골프"…코로나19가 만든 MZ세대 新놀이문화

[2030 영골퍼가 온다]⑤'스크린 골프'에 골프 진입장벽 낮아져

MZ세대 인싸 문화로…비용·날씨 부담 없어 스크린골프 인기 '쑥'

 

# 경기도 성남시 한 스크린골프장의 점주 A씨는 최근 2030 젊은 골퍼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음을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 폭염과 비싼 라운드 비용이 부담스러운 이른바 '골린이'(골프·어린이의 합성어)들이 스크린 골프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 A씨는 "라운드 대비 시간·비용 부담이 덜한데 기본적인 골프 용품이 갖춰져 있어서인지 젊은 초보 골프들의 방문객들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과거 4050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진 골프가 젊은 층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골프 붐이 일어난 이유로 '스크린 골프'를 빼놓을 수 없다. 골프의 대중화로 스크린 골프는 MZ세대 하나의 놀이문화로 정착했다. 1인당 2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간접적으로 '필드'를 경험할 수 있어서다.

◇라운드 10분의1 비용…스크린골프 흥행 '이유 있네'

9일 KB금융 자영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스크린 골프장 점유율 1위 '골프존'의 가맹점수는 지난해 말 기준 1423개에 달한다. 여기에 '골린이'수가 급증하면서 가맹점 역시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지난해 헬스장·필라테스 아카데미 등 대부분의 운동시설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면치 못한 반면 스크린골프장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했다. 

이는 코로나19 촉발 이후 해외여행 문턱이 높아지면서 스크린 골프로 눈을 돌리는 MZ세대의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골프는 2030세대 '플렉스 문화'(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문화)의 영향을 받으면서 이른바 '인싸' 문화로 자리 잡았다.

직장인 조모(33)씨는 "라운드 비용이 20만~30만원인 반면 스크린 골프는 인당 2만원대로 실내에서 라운드를 즐길 수 있어 지인들과 자주 방문하게 되는 것 같다"며 "특히 라운드에 나가기 전 직접 코스를 경험해 보고 게임 룰을 익힐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최근에는 주 1회 이상 스크린 골프장을 방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크린 골프 산업의 향후 성장세는 더욱 기대된다. 필드와 달리 계절적 영향이 덜한 데다 실전 라운드 대비 10분의 1의 가격에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서다. 6개월차 골퍼 직장인 김모(30)씨도 "스크린 골프장은 라운드 대비 가격도 합리적이고 실내에서 진행되다 보니 폭염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며 "최근에는 함께 골프에 입문한 지인들과 카페 대신 스크린 골프장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된다"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스크린골프 연습장.. 2021.1.1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거리두기·주52시간 근무제 도입에…스크린 골프 급성장

그렇다면 스크린 골프가 급성장한 배경은 뭘까. 우선 사회적 거리두기로 스크린골프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스크린 골프 산업의 성장을 견인했다.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 일반 골프 연습장보다 소수의 지인과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어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도가 낮은 장소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도 스크린골프 산업의 성장을 앞당겼다. 저녁 있는 삶을 추구하는 직장인들은 퇴근 후 여가 시간에 적잖은 시간과 비용을 들인다. 이에 MZ세대를 중심으로 퇴근 후 스크린 골프를 즐기는 신규 입문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현상을 '통계'로도 입증됐다. 골프존과 성균관대학교 스포츠학과대학 스포츠경영 연구팀이 '스크린 골프 산업의 경제적 파급 효과와 사회적 무형효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스크린 골프 산업은 지난 2018년 매출액 기준 연간 1조 8345억원까지 성장했다. 이는 지난 2011년 1조 3868억 원 대비 약 32% 성장한 수치다.

이렇다 보니 스크린 골프 시장에서 73%의 점유율을 보유한 골프존의 실적도 상승세다. 골프존은 올해 2분기 105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46.5% 크게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익은 113% 늘어난 300억원으로 집계됐다.

후발 주자인 카카오VX도 스크린 골프 산업의 성장세에 힘입어 골프존을 바짝 뒤쫓고 있다. 카카오VX는 1000억원 규모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주력 사업인 스크린 골프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일부에서는 향후 IPO(기업공개)를 추진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 산업에 대중화 바람이 불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한 번에 20만~30만원의 비용을 내고 라운드를 나가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스크린 골프가 흥행하고 있는 것도 합리적인 가격에 라운드를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 때문"이라며 "특히 한겨울 또는 폭염에 필드 라운드는 즐기기 어렵지만 스크린 골프는 계절적 영향 없이 즐길 수 있어 꾸준히 인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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