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점령' 아프칸 도시 5곳으로 늘어…탈로칸도 함락

'3대 도시' 쿤두즈 등 북부 도시 4곳 점령

"아프간 북부 수복이 정부 장기 생존 여부 결정"

 

아프가니스탄 무장 조직 탈레반이 미군 철수 후 아프간 장악에 나선 가운데, 8일 북동부 탁하르주(州) 주도 탈로칸이 함락되면서 사흘 만에 도시 5곳이 탈레반의 손에 들어갔다.

AFP 통신은 이날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정부가 지원 병력을 보내지 못하게 되면서 오후에 도시를 철수했다"고 전했다.

탈로칸의 한 주민도 "공무원들과 정부군이 도시를 떠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탈레반은 아프간 3대 도시이자 한때 북부 거점이었던 쿤두즈주의 주도 쿤두즈 탈환에 성공했다. 이어 전일 장악한 셰베르간 아래 위치한 사레폴도 점령했다.

이로써 전날 함락된 이란 국경 근처 남서부 님루즈주의 주도 자란즈를 제외하면 북부 도시 4곳이 탈레반의 손에 들어갔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탈레반과 정부군의 대치가 격렬한 전투 없이 몇 시간만에 끝난다는 주민들의 목격담이다.

사레폴의 여성 인권운동가 파르위나 아지미는 AFP와의 통화에서 "공무원들과 정부군은 도시에서 3㎞ 떨어진 막사로 후퇴했다"고 말했다.

쿤두즈의 한 주민은 "도시가 완전한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탈레반은 소련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이후인 1994년 남부 칸다하르주에서 결성된 극단주의 정치세력으로, 2001년 미국 침공 전까지 아프가니스탄을 지배했다. 이슬람 원리주의 율법에 따라 여성들에게 부르카 착용을 강요하는 등 강압통치를 실시했다.

아프가니스탄 북부는 90년대 무장 통치에 가장 강력한 저항을 보였던 반(反) 탈레반 거점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가져왔다. 몇몇 민병대가 이곳에서 발생했고, 대규모 군대가 모집되기도 했다.

이에 북부 장악은 탈레반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쿤두즈는 한때 탈레반의 북부 거점으로, 탈레반에 있어 중요한 목표였다. 2015년과 2016년에 두 차례 탈환했지만 오래 지켜내지 못했다. 지난 5월 미군 철수가 시작되자 바로 공격을 개시했을 정도다.

이브라힘 튀리알 국제위기그룹 컨설턴트는 "쿤두즈 점령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탈레반 병력이 북부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국방부는 국영 라디오와 TV를 통해 "정부군이 주요 시설들을 탈환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 특공대가 소탕 작전을 개시했다"고 연일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군의 북방 점령 능력은 장기적으로 아프간 정부의 생존에 결정적일 수 있다고 AFP는 전했다.

 

한편 미국은 9·11 테러 20년을 앞두고 이달 말까지 미군 철수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미·유럽 연합군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병력은 물론 영국군도 함께 철수를 완료한다.

미국은 2001년 9월 11일 테러 이후 그해 10월 아프간을 침공, 최초의 탈레반 정권을 붕괴시켰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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