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 사실상 이번주 시작…北, 도발하나?

軍, 10일부터 '사전연습'격 위기관리참모훈련 돌입

코로나19 유행 이유 '전반기 이하'로 규모 줄일 듯

 

올 후반기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오는 10일 우리 군의 위기관리참모훈련(CMST) 돌입과 함께 사실상 시작된다.

CMST는 국지도발·테러 등 상황을 가정한 우리 군의 대응훈련으로서 통상 한미훈련 직전에 진행된다. CMST 기간 '위기' 상황이 국지도발에서 북한군의 남침에 따른 전면전으로 확대되면 한미 양국군이 함께하는 방어전 개념의 연합지휘소훈련(CCPT)이 뒤이어 실시되는 것이다.

군 당국은 아직 올 후반기 한미훈련 일정을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으나, 내부적으론 '사전연습' 격인 CMST는 10일부터 나흘 간, 그리고 '본훈련'인 CCPT는 16~26일 기간 중 주말·휴일을 제외한 9일 간 실시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매년 전·후반기 2차례 실시되는 CCPT는 통상 '방어' '반격' 등 2단계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며 이후엔 훈련 상황 전반에 대한 한미 양국 군의 사후 강평이 진행된다. 단, CCPT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도상훈련(CPX)이어서 대규모 야외 실기동훈련(FTX)은 포함되지 않는다.

한미 양국 군은 과거엔 전반기 CPX 기간에 맞춰 대규모 FTX를 실시했었다. 그러나 2018년 6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와의 첫 정상회담 뒤 "워게임(군사훈련) 중단"을 선언한 뒤 한미훈련도 줄줄이 연기·취소됐다.

그리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미국 등의 외교적 노력을 지원한다는 의미에서 2019년부턴 수십만명 규모의 한미 양국 군 병력이 함께하던 대규모 FTX는 사라졌다. 대신 현재 한미 양국 군은 대대급 이하 부대에서만 연합 FTX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CPX 방식의 CCPT마저도 작년 전반기 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때문에 취소됐고, 작년 후반기와 올 전반기 훈련은 예년에 비해 참가 인원 등 규모가 대폭 축소된 채 진행됐다.

군 안팎에선 올 후반기 훈련 또한 전보다 '축소'된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군 장병들의 경우 전체 55만명 가운데 90% 이상이 이미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무리했지만,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따른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연장되면서 군 또한 당초 8일까지였던 '군내 거리두기' 4단계 조치를 오는 22일까지로 2주 연장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같은 코로나19 재확산세를 예견이나 한 듯, 지난 5월 여야 5당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19 상황으로 (8월에) 대규모 (한미) 훈련 진행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밝힌 적이 있다.

다만 한미 양국 군은 이번 후반기 훈련을 '축소' 실시하더라도 군사대비태세 유지엔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지난 1일자 담화에서 한미훈련을 "적대적인 전쟁연습"이라고 칭하며 "(훈련이 실시될 경우) 북남관계의 앞길을 더 흐리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만큼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북한 측 반응과 관련해 통일부·국가정보원 등 일부 정부 부처로부터도 남북관계를 감안해 한미훈련 연기를 포함한 "유연한 대처" 필요성이 제기됐었으나, "훈련에 참가하는 미군 증원 병력들까지도 입국을 대부분 완료한 상황임을 고려할 때 훈련 연기나 취소는 불가능한 상황"이란 게 군 소식통의 전언이다.

특히 군 관계자들은 일부 언론이 '이번 CCPT를 수행하는 미군 병력 규모는 그대로 두면서 우리 군만 예년보다 더 줄이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한 데 대해서도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펄쩍 뛰고 있다.

정부 소식통도 "코로나19 때문에 한미훈련을 축소한다면 양국 군에 적용되는 방역지침에 같아야 한다. 그래야 저쪽(미군)도 수용할 수 있다"며 "저쪽은 그대로 두고 우리만 강화된 지침을 적용한다는 게 상식에 맞는 얘기냐"고 반문했다.

즉, 이번 한미훈련을 올 전반기 수준 또는 그 이하로 줄인다면 이 또한 "어느 일방이 아닌 양국 간 합의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현재도 미국 측과 이런 세부사항 등을 "협의 중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군 당국은 이번 한미훈련을 계획대로 실시할 경우 '본훈련' 개시 전날인 15일쯤 그 일정을 공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3월 전반기 훈련 때도 훈련 개시 전날 그 일정을 공개했었다. 한미 양국 군은 같은 날 주한유엔군사령부를 통해 북한 측에도 훈련 일정 등을 통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이번 훈련마저 축소 실시될 경우 한미 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조건을 검증하는 데 필요한 우리 군 주도 미래연합사령부의 역량 평가도 재차 다음을 기약해야 할 전망이다.

한미 양국 군은 3단계 미래연합사 역량 평가 중 1단계 기본운용능력(IOC) 평가는 2019년 연합훈련을 기해 끝냈으나,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과 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평가는 연이은 훈련 취소 및 축소 탓에 아직 진행되지 못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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