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김홍빈 조문, 대권주자 극과 극…추모 행렬 與 vs 언급 없는 野

민주당 이낙연·이재명 부인 조문…정세균·박용진 영결식 참여

 

국민의힘 대변인 논평 끝…윤석열 최재형 등 애도·조문 없어

 

장애 산악인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하고 실종된 고 김홍빈 대장의 조문을 놓고 여야 대권주자들이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김 대장 실종 당시부터 무사귀환을 염원하고 분향소를 찾는 등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실종 직후 대변인 논평 이외에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6일 광주시산악연맹 등에 따르면 고 김홍빈 대장의 장례는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대한민국 산악인장'으로 치러진다.

김 대장의 빈소가 마련된 광주염주체육관 1층 로비에는 이날도 동료 산악인을 비롯해, 시민 등 추모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낙연 전 대표의 부인 김숙희씨와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가 전날 잇달아 분향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정세균 전 총리와 박용진 의원은 8일 오전 진행되는 영결식에 직접 참여할 예정이다. 김두관 의원은 조문을 위해 일정을 조율 중으로 알려졌다.

앞서 민주당 대권주자들은 지난달 김 대장의 실종 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무사귀환을 염원했다.

이재명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김 대장은 열 손가락을 모두 잃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산악인으로서 커다란 업적을 세웠다"며 "김 대장의 무사귀환,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전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완등 성공 소식에 온 국민이 축하를 보낸 지 몇 시간 만에 들려온 실종 소식에 가슴이 내려앉았다"며 "장애를 이겨내고 14좌를 모두 오르셨던 그 힘을 한 번만 더 모아 달라. 어디에 계시든 꼭 무사히 돌아와 달라"고 기원했다.

5일 오후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故 김홍빈 대장 시민분향소에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의 부인 김숙희 여사가 방문해 조문하고 있다. (독자제공) 2021.8.5/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잠 못 이루는 밤이었다. 제발 김 대장이 무사했으면 좋겠다"며 "일상을 견디기 힘든 요즘 세상, 김 대장은 우리에게 도전 정신이 무엇인지 가르쳐줬다. 부디 환한 웃음으로 우리 곁으로 돌아오길 진심으로 기도한다"고 했다.

박용진 의원도 "김 대장의 무사 귀환을 간절히 기원한다"며 "장애를 극복하고 세계 최초로 7대륙 최고봉을 완등한 불굴의 의지를 가진 분으로 알고 있다. 그 투혼으로 반드시 무사히 돌아오시길 국민과 함께 기원한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난달 21일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의 "무사 귀환을 간절히 기원한다"는 논평 이후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황보 대변인은 "'김홍빈'이라는 이름은 그 자체로 도전과 희망의 상징이었다"며 "뜬눈으로 밤을 새웠을 가족들과 하나 된 마음으로, 국민의힘은 김 대장의 무사 귀환을 간절히 기원한다"고 했다.

또 "열 손가락이 절단되고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그는 완등 직후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국민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했다"며 "이제는 우리가 김 대장의 귀환을 위해 힘이 되어야 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모든 국민과 함께 김 대장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며, 어떠한 협조 노력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논평이 끝이었다. 야권 유력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대권 주자 중에서는 애도를 표하거나 조문한 경우도 없었다.

광주시산악연맹 관계자는 "김홍빈 대장의 장례는 정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도 "국민의힘 인사는 아직 아무도 조문을 오지 않았다"고 확인해줬다.

이날 조문을 마친 한 시민은 "열 손가락 없는 장애인으로 히말라야 등반에 도전하면서 국민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며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많은 이들이 산악인 김홍빈을 추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애인 최초로 세계 7대륙 최고봉과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김 대장은 지난달 18일 히말라야 브로드피크를 정복하고 하산하는 과정에서 조난했다.

이튿날 오전 러시아 구조팀이 의식이 있던 김 대장을 발견하고 구조 활동을 펼치던 중 줄이 헐거워지면서 김 대장은 능선 아래쪽으로 추락했다.

이후 파키스탄 군 헬기가 사고 현장을 6차례 순회하며 수색을 진행했지만 김 대장을 발견하지 못했다.

김 대장의 부인 등 가족은 현실적으로 생환이 어렵고 2차 피해를 우려해 추가 수색 중단을 요청했다.

문재인정부는 '인간승리의 표상'인 김 대장의 공로를 인정해 지난 4일 체육훈장 1등급인 '청룡장'을 추서했다.  

김 대장의 영결식은 8일 오전 10시 염주체육관에서 열린다. 유품은 무등산 문빈정사 납골당에 안치한다.

러시아 산악인 비탈리 라조가 지난 19일(현지시각) 브로드피크 정상 아래 해발 7900m 지점에서 조난당한 김홍빈 대장과 만나 사진을 찍고 있다. 라조는 김 대장이 사진을 찍은 뒤 10분 후 로프를 타고 오르다 벼랑 아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Vitaly Lazo 사진. 익스플로러웹 캡처)/2021.7.25/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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