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은 갈수록 아프게 때리는데…이재명·이낙연 꾹꾹 참는 이유

'단일화' 기대하는 이낙연…"합종연횡 대상, 비판 못해"

전문가들 "3위 주자 대응해 존재감 키울 필요 없어"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양강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각각 '백제 발언과 음주운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논란' 등으로 거센 비판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맞대응을 피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가 향후 결선투표에서 정 전 총리와 단일화를 기대하는 만큼 대립각을 최소화하고 있고, 이 지사도 정 전 총리의 공격에 굳이 대응해 존재감을 키워주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전날(4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2차 TV 토론에서 이 전 대표에게 고(故)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입장과 전남도지사·국무총리 재임 시절 성과를 물으며 '저격수'를 자처했다.

정 전 총리는 "(이 전 대표가 새천년민주당 원내대표였던) 2006년 2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노무현 정부를 군사독재 정권보다 빈부격차를 키운 반서민적 정권, 사회분열로 대표되는 실패 정부, 무능하고 미숙한 정부로 규정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아주 독하게 비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대체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철학과 방향에 대한 입장은 어떤 것이 진짜인지 말해달라"고 했다. 이 전 대표의 전남도지사·총리 재임 시절 공약이행과 성과에 대해서도 따져 물었다.

이재명 지사에 대해서도 '검증단 설치' 찬반 입장을 물으며 공세를 펼쳤고, 음주운전에 관한 김두관 의원 질문에 "일가족 전체를 불행으로 미는 음주운전에 대해 전 세계에서 최고 수준의 벌을 줘서 근절해야 한다. 공직사회부터 음주운전 책임을 추궁해야 하고,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이 지사를 겨냥했다.

정 전 총리는 지난달 27일 "음주운전 경력자는 공직기회를 박탈해야 한다"며 이 지사의 음주운전 전과 논란을 띄운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정 전 총리는 이 지사의 기본소득, '영남 역차별', '백제 발언', '스캔들 의혹' 등 현안마다 날을 세웠다.

그러나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정 전 총리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비판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우선 양강 주자를 때려 주목도를 높이려는 정 전 총리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3위 후보는 1,2위 후보 싸우는데 끼어들어 위상을 높이려는 것이다. 1,2위 후보는 3위가 치고 나오는 걸 견제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대응해) 부각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향후 정 전 총리와 단일화를 기대하는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전 총리 측은 "스토커 수준으로 들이대는 단일화 제안을 단호하게 거부한다"고 밝혔지만, 이 전 대표로서는 이 지사와 결선투표를 치를 경우 정 전 총리의 지지 표명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낙연 후보는 정세균 후보와 결선 투표에서 합종연횡할 대상이기 때문에 즉자적으로 비판하거나 받아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자신을 향한 공격에 대응하면 정 전 총리가 더 올라갈 수 있다. 이재명과 이낙연 후보 모두 상대에게 전선을 집중하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지사에게는 정 전 총리가 2010년 당 대표로서 자신에게 성남시장 후보 공천장을 줬던 인연도 있다. 이 지사는 정 전 총리의 당 대표 시절 당 부대변인으로 등용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정 전 총리는 이날 뉴스토마토 '노영희의 뉴스인사이다'에 출연해 "제가 (이 지사를) 전략공천했다. 이렇게 성장했으니 좋은 일"이라며 "지금도 (이 지사가) 저한테 잘한다. 저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모두 정 전 총리와 직접적인 대립각을 자제하는 가운데, 향후 두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맞붙게 된다면 정 전 총리가 누구를 지지할지도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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