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대책 후 어김없이 상승…'경고·읍소' 담화문에 집값 잡힐까

전국 집값 상승세 확대 시장 불안 ↑…홍남기 다섯 차례 '고점 경고' 무색

"담화문, 알맹이 없는 읍소 수준…정부, 수요 예측 실패"

 

부동산 시장이 또다시 요동치면서 정부가 긴급 담화문을 발표했다. 고점 경고에도 연일 집값이 치솟자 호소 수준의 담화문을 내놓았다. 서른 번에 가까운 부동산 대책에도 잡히지 않은 집값이 담화문 발표 이후 바뀔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9일 정부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했다. 브리핑에는 홍 부총리와 주무부처인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물론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김창룡 경찰청장까지 참석했다.

홍 부총리는 브리핑에서 부동산 시장이 예상보다 큰 폭의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며 '추격 매수'에 신중히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집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정도로 올랐고, 금리인상 등 유동성 축소로 집값 하락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의 '고점 경고'는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5월 24일 이후 최근 두 달 새 부동산 가격 조정 언급을 다섯 차례나 했다.

여러 차례 경고에도 집값은 고공행진 중이다. 전날 긴급담화문도 최근 부동산시장의 과열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마침 사전청약도 같은 날 시작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홍 부총리 발언 이후 최근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1.1% 상승했다. 서울은 그나마 오름폭이 덜했다. 수도권 아파트는 2.7%나 상승했고, 전국 상승률도 2.1%를 기록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호재 지역은 두 달여 만에 7% 이상 상승했다. 집값이 오르지 않은 곳은 세종(-0.2%)이 유일했다.

매수세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4월 5일 100 아래로 잠깐 떨어졌고 이후 점차 올라 지난 19일 107.7까지 상승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2021.7.2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관심사는 담화문 발표 이후 집값 상승 열기가 식을지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을 서른 번 가까이 발표했다. 집값은 발표 때 잠깐 주춤하다 금세 다시 올랐다. 지난 4년간 폭등 수준으로 집값은 치솟았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지난 7월 10억2500만원을 기록, 문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5월보다 4억1865만원(69%) 올랐다. 전국 기준 아파트 중위가격 상승률 역시 63%에 달했다.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사전청약 확대 카드를 추가했다. 사전청약 대상을 수도권 공공택지 민영주택과 2·4 공급대책 도심공급택지까지 확대해 연내 물량을 2000가구 늘렸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집값 고점 경고를 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알맹이 없는 긴급담화문이 '읍소'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시장 상황을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가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제시가 없었다. 수요자만 탓하는 원론적인 얘기만 나왔다"라고 말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시작일에 맞춰 공급의 첫 단추를 끼운다는 상징적인 의미의 선언으로 이해했다"고 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눈에 보이는 양적인 부분은 정부 측 주장대로일지 모르지만, 지난 10년간 변화한 수요층과 수요 강도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규정 소장 역시 "주택시장의 공급량보다 수요량 예측이 중요하다"며 "지역·유형별 수요 등 근거 수치가 전혀 없는 공급 숫자는 의미 없는 숫자놀음"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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