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호조로 강한 경제회복"…피치, 한국 신용등급 'AA-' 유지

"올해 GDP 4.5% 성장 전망…하반기도 소비회복세 계속"

"고령화 따른 지출 압력 있어…국가채무 증가 위험요인"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Fitch)가 우리나라에 대한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 효과적인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관리와 수출 호조에 따른 강한 경제 회복 등으로 신용도를 유지했다는 평가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피치는 이날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 신용전망을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지난 2012년 9월 A+등급에서 AA-로 신용등급이 상승한 뒤 9년째 같은 등급을 지켰다.

또한 이번 피치의 등급 발표로 지난 4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월 무디스에 이어 3대 신평사 모두 올해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기존과 같은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AA-는 피치의 국가신용등급 중 4번째로 높은 투자등급이다. 우리나라와 함께 영국, 벨기에, 체코, 홍콩, 대만,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이 AA- 등급을 받았다.

피치는 "한국의 현재 신용등급은 강한 대외건전성, 경제 회복력, 양호한 재정여력과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 고령화로 인한 구조적 도전을 균형 반영했다"면서 "한국 정부의 효과적인 팬데믹 관리, 수출 호조에 따른 강한 경제회복이 당분간 한국의 신용도를 지지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경우 수출·투자 호조 등으로 인해 4.5% 성장을 전망했다. 이는 지난달 피치가 '세계경제전망'에서 발표했을 당시와 동일하며, 정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발표하며 상향조정한 4.2%를 웃도는 수치다. 내년은 3.0% 성장을 예상했다.

피치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의 증가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됐으나, 백신보급 가속화와 2차 추경 등에 힘입어 소비회복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경제회복, 재정지원 등으로 코로나의 경제 상흔은 제한적이겠으나, 빠른 고령화는 중기 성장률을 제약한다"면서 "한국 정부는 생산성 제고를 위해 '한국판 뉴딜' 등 대규모 재정지원을 추진 중이며, 그 효과는 시간이 좀 더 흐른 뒤 평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재정 전망도 당초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 피치는 올해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가채무 전망을 기존 47.8%에서 47.1%로 0.6% 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2024년 전망도 약 58%에서 약 54%로 조정했다. 다만 여전히 국가채무 증가는 재정운용상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1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브리핑한 뒤 합동브리핑실을 나서고 있다. /뉴스1 DB © News1 송원영 기자


피치는 "2차 추경이 재원을 추가세수로 충당하고, 추가 적자국채 발행을 하지 않으며, 국채를 일부 상환함에 따라 중단기 재정지표가 기존전망보다 개선됐다"면서 "한국의 건전한 재정관리 이력은 국가채무 증가압력을 완화하는 요인이며, 재정준칙은 재정관리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고령화에 따른 지출 압력이 있는 상황에서 국가채무 증가는 재정운용상 위험요인이 될 수 있으며, 위험의 향후 전개는 재정지출에 따른 생산성과 잠재성장률 제고 효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전제했다.

통화의 경우 올해 한 차례, 내년 2차례에 걸쳐 각각 25bp를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치는 "저금리, 주택공급 부족 등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졌으나, 가계·기업 건전성, 정책 대응 등으로 그에 다른 위험은 비교적 잘 억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북 관계는 교착상태지만, 현재 긴장 수위는 안정세"라며 "대규모 순대외채권, 경상흑자 지속, 충분한 외환보유액 등 견조한 대외건전성이 코로나19 상황 중에도 변함없이 유지되면서 국제금융시장 변동에 대한 완충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피치의 이번 신용등급 평가에 대해 "우리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탈과 강한 회복력에 대한 대외의 신뢰와 긍정적 시각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결과"라고 긍정적으로 봤다.

정부는 또 "재정건전성, 성장잠재력 확충 등 중기 도전과제에 대한 국제신평사의 높은 관심도 확인했다"면서 "특히 고령화 대응을 위한 중기 재정여력 확보와 재정지출의 잠재성장률 제고 효과 등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피치가 영국·캐나다·프랑스·일본·미국 등 18개 선진국의 등급 또는 전망을 하향조정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성과라는 평이다. 피치가 지난해 3월 이후 등급 또는 전망을 하향조정한 국가 중 라트비아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는 아직까지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국제 신평사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우리의 정책대응과 경제회복 동향 등을 적극적으로 알려 대외신인도 제고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특히 신평사들의 높은 관심을 감안해 재정준칙 법제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선제적인 재정총략관리 노력이 반영된 2021~2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판 뉴딜 2.0' 등 혁신전략이 경제·사회 구조 대전환을 통한 잠재성장률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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