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6일전…文-스가 회담 마지막 '불씨' 살릴까

한일 '물밑 접촉' 가동되지만…'日대사관 망언' 변수

전문가 "日에 공 넘어가 있는 상황…'초청장' 중요"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 방일을 두고 한일 간 '막판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측은 '최소한의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고 일본 측의 '미온적' 태도는 계속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16일 한일 외교 당국 간 물밑 접촉이 진행 중임을 확인하면서도 '바뀐 게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일각에서는 도쿄올림픽 개막식 하루 전날까지 가봐야 문 대통령의 방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청와대와 우리 정부는 문 대통령의 방일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 등 과거사 문제를 포함해 일본의 수출규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과 관련해 최소한의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일본 언론이 주장한 '15분 회담'과 같이 회담 형식과 의전 등에 대해서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며 공간을 열어뒀다. 또한 일본의 방위백서 독도 영유권 주장 등과 같이 최근 불거진 한일 간 갈등 우려 사안도 문 대통령의 방일과는 연계하려 하지 않는 기류가 감지된다.

그러나 스가 총리의 답은 아직이다.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에 맞춰 일본을 방문한다면 정중하게 대응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인식하고 있다"는 발언 이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것.

특히 정식으로 초청 의사를 피력하거나, '초청장'으로 볼 수 있는 외교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할 만하다. 일본은 지난 12일 "도쿄올림픽 개막식 외국 요인 참석은 일본 정부가 초대의 주체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올림픽위원회(JOC)가 주관하지만, 정상회담 얘기가 오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입장 표명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간다는 평가가 많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외교 라인을 통해 공식 초청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특히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아베 총리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다만 스가 총리의 직접적인 메시지는 아니지만 '일본 자민당 2인자' 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은 지난 14일 한일의원연맹 소속 한국 의원들과 만나 "꼭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본에 오셔달라고 전해달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 총리도 관련 소식을 전달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 이에 따라 한일 정상이 회담 개최의 '불씨'를 살릴 수 있을지 여부는 개막식까지 6일 남은 시간 동안 스가 총리의 '전향적' 태도에 달렸다는 관측이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당초 문 대통령의 방일 여부가 주목 받았던 것은 악화된 한일관계에 '대화 모멘텀' 형성을 기대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일본이 계속 미온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면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현 상황은 일본한테 공이 넘어가 있어 초청을 받으면 문 대통령이 가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누가 대신 가든지 크게 문제될 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가 한일관계에 관한 문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성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것에 주목하고 있다. 문 대통령 방일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것.

전날 JTBC에 따르면 주한 일본대사관의 한 고위 관계자가 지난 14일 한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한일관계에 대해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마스터베이션(자위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주한 일본대사관 측은 CBS 노컷뉴스에 "절대로 문 대통령 개인을 지칭해서 그런 말을 쓰지 않았다"며 "여성 기자 앞에서 부적절한 말이라는 사죄도 하고 철회도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가뜩이나 문 대통령의 방일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의 '망언'은 후폭풍이 상당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게 한다.

한편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일본대사는 16일 일본 JB프레스에 게재한 '도쿄올림픽 문재인 방일 먹구름, 한일관계 개선 마지막 기회 무산될까'라는 기고문에서 "도쿄올림픽 개막식은 문 대통령이 스가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는 유일하고도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올림픽 개막식 참석에 따른 정상회담은 본래 성과를 요구하지 않고 가볍게 실시할 수 있는 성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 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 계기 방일을 포기할 경우, 향후 양측의 정상회담 가능성은 거의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두 정상 아래에서 한일관계 개선 가능성은 거의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조 교수는 "자민당 총재 임기가 9월30일에 끝나는데 스가 총리가 재선될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문 대통령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한일 정상이 모두 참석할 것으로 보이는 오는 10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스가 총리가 없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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